대전의 지역 빵집 성심당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 연구기관들도 앞다퉈 성심당을 이용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넙죽이 캐릭터는 타원형 얼굴에 무표정한 눈빛을 가진 KAIST의 대표 마스코트다.
상품 설명에는 'KAIST 본원이 위치한 대전은 사실 성심당으로도 유명하다'며 '빵을 사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손님들이 늘어선 줄도 끝이 없는데 우리 넙죽이는 운이 좋게도 빵을 들고 있다'고 돼 있다.노란색 털 무늬 고양이가"이번에 대전 여행 가셨다면서요? 어디 갔다 오셨어요?"라고 묻자 진갈색 털 무늬 고양이가"성심당하고…성심당 부띠끄…성심당 DCC…"라고 답한다.지난달 국립중앙과학관장으로 임용된 권석민 관장은 최근 기자들에게"성심당을 넘어서는 대전의 대표 명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과학관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는 대전은 전통적으로 '과학도시'로 자리매김해왔지만, 최근에는 '성심당대전시'라 불릴 정도로 성심당이 도시 브랜드를 압도하다 보니 이를 활용한 홍보 전략이 인기를 끌고 있다.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전국의 특구 내 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이지만, 특구재단 주차장에 인근 성심당 DCC 점을 찾은 고객들이 몰리면서 회차를 안내하는 일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성심당이 대전의 도시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지만, 역설적으로 대전은 성심당밖에 없는 '노잼도시'라는 이미지에 갇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전세종연구원 주혜진 책임연구위원의 저서 '대전은 왜 노잼도시가 되었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내비게이션 데이터 분석 결과 사람들이 대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장소는 성심당 본관으로 나타났다. 대전오월드가 35만4천567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성심당 DCC점이 24만574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주 연구위원은"대전 방문의 해를 맞은 2019년부터 '지인이 대전에 온다는데 어떡하지' 알고리즘이 확산하면서 노잼도시가 강력한 밈이 됐다"며"성심당 빵과 칼국수만 먹고 떠나는 대전에 머물지 않으려면 지역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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