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송의 아니 근데]“자신의 역사를 써나가는 그녀들…새해 새 역사를 쓸 우리에게 용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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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30년 청룡영화상의 ‘진행자’ 작별매년 연말 관심사가 되어온 드레스대중을 의식하지 않는...

매년 연말 관심사가 되어온 드레스때는 2023년 12월. 해마다 이 시기면 이룬 것도 없이 또 한 살을 먹는다는 두려움과, 내가 가진 패가 점점 줄어든다는 생각에 초조한 사람이 많지.로그인 아직 회원이 아니신가요? 경향신문 콘텐츠입니다. 기사를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을 해주세요. 회원가입 로그인 나이 든다는 건 특히 여성에게 두려운 일이야.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트리 혹은 케이크라는 말을 아직도 많이 하거든. 24~25세가 지나면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야. 그리고 서른 살이 되면 청춘도, 여성으로서의 매력도 끝난다는 풍문은 여전히 어딘가에서 끈질긴 악취를 풍긴다더라. 남자는 나이가 들면 와인처럼 숙성한다는 표현과 대조적이지.김혜수는 이번 청룡영화상을 마지막으로 30년 동안 맡았던 진행자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밝힌 후 아쉬움과 환호 속에서 작별 인사를 했어. 김혜수는 청룡영화상을 주최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 청룡영화상 그 자체였지.

김혜수를 누군가에 비유하는 것은 조금 무례할 수 있지만, 인물을 둘러싼 세계를 볼 때면 아무래도 매릴린 먼로가 떠올라. 육감적인 외모와 독보적인 캐릭터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그만큼 무수한 오해와 왜곡에 시달렸던 배우. 백치미만 탐닉하고 관음하는 대중의 시선 때문에 그의 지적 면모 같은 내적 매력은 뒤늦게야 알려졌지. 김혜수 또한 독서광으로 유명하고, 국내에 번역본이 없으면 따로 번역을 맡긴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거든. 청룡영화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을 다 본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질 만큼 영화에 대한 애정도 조예도 깊고. 12월12일 유튜브에 올라온 ‘김혜수의 마지막 청룡영화상 출근길과 리허설 현장’ 영상에서 김혜수는 청룡영화상 대본을 받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멘트를 직접 수정해. “누구를 소개할 때 이를테면 그들의 외모를 평가하면서 소개하는 것들은 배제한다”고 말한 김혜수는 외모보다 그들이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강조하지.

엄정화가 연기한 차정숙은 결혼과 출산, 육아로 ‘경력단절’의 시간을 보내다가 뒤늦게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인물이야. 엄정화는 BBC 인터뷰에서 “ 30세가 되면 주연을 맡을 수 없었고 35세가 넘으면 어머니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지. 가수에서 배우로 영역을 확장하고, 여성 가수와 여성 배우에게 가혹한 연령의 제한을 견디고, 갑상샘암 수술로 인해 노래하지 못하는 시간을 이겨내는 동안 엄정화에게도 인지도가 떨어지고 대중에게서 멀어지는 시간이 있었을 거야. 에서는 이효리를 보고 자신의 시대가 끝났음을 실감했다고도 고백했지. 하지만 타인의 인정이나 애정에 의존하지 않고 홀로서기에 도전한 차정숙처럼, 꿋꿋하게 자신의 영역에서 균형을 잡은 엄정화는 지금의 엄정화가 되었어. 그리고 그 자신이 끝내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 자신의 시대를 살고 있지.여전한 ‘미친 예능감’의 소유자KBS 예능 은 12월7일, ‘진경이 걸어온 길’을 주제로 ‘진경 데뷔 30주년 디너쇼’를 열었어.

마지막에는 홍진경의 어록이 화면에 텍스트로 떠. 홍진경 역시 예능에서 ‘바보’ 이미지가 강조되어서 그렇지, 글을 무척 잘 쓰거든. ‘홍진경의 편지’가 온라인에서 유명할 정도로. “나는 청명한 푸르름 서러운 세월을 숨기우고 바삭한 발걸음을 뗄 것이다.” 아직 어리고 풋풋하던 시절, 신체 자본을 큰 무기로 삼는 모델이라는 직업으로 데뷔한 홍진경은 15년이 지난 뒤에도 자신을 ‘청명한 푸르름’이라고 호명해. 30세가 넘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이마에 써주고 싶은 문장이야. 젊음이라는 건 또렷한 특권이기도 하지만 서툴고 어린 만큼 무겁기도 해서, 홍진경에게도 그 세월이 꽤 서러웠나봐. 그 시절을 잘 통과한 자신은 이제 건조하면서도 산뜻해져, ‘바삭한 발걸음’으로 계속 걸어나가는 거지. 한 인간의 가능성을 나이에 가두는 말을 툭툭 뿌리치면서.

물론 이 3명은 그 자신이 매우 빼어난 재능의 소유자면서 운이 좋기도 해. 궁극적으로는 뛰어나거나 운이 좋지 않아도, 나이를 기준으로 삶을 평가당하거나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가야겠지. 그럼에도 여성의 젊은 육체만을 유효한 신체 자본으로 제한하고 승인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역사를 써나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큰 용기가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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