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을 피하고 대신 이른 아침에 부지런히 자신의 꽃을 피우는 대표적인 한해살이풀에 ‘달개비’가 있다. 농경 시절, 집집이 마당 한쪽에 닭장을 짓고 닭을 키우던 그 시절, 이 풀을 그 닭장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하는데, 아쉽게도 내 어린 시절의 기억에는 닭장과 닭을 키웠던 장면은 있지만 닭장 근처에서 달개비를 본 기억은 없다. 닭장 또는 닭 볏 등 서식지나 닭의 모양과 연관 지어 ‘닭의장풀’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산 정약용이 편찬한 것으로 추정하는 ‘물명고’에 따르면 이 풀을 부르던 오래된 우리 이름은 ‘닭의 십가비’였다고도 한다. 다만 이 시대의 식물도감은 ‘닭의 장풀’ 또는 ‘달개비’로 정리하고 있다.달개비는 일반적으로 인가 주변, 길가나 냇가, 또는 숲 가장자리 등에 서식한다. 더 구체적인 서식지의 특징은 어느 정도 습기가 있어야 하고 주변의 다른 식물과 다투어서라도 햇빛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이어야 잘 살아간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한낮이 되어서도 매개자가 찾지 않으면 달개비는 마침내 자가수분을 단행한다. 꽃가루를 만들어 둔 아래쪽 두 개의 긴 수술이 “암술을 부둥켜안고서 빙글빙글 꼬며” 스스로 수정하는 방법을 쓴다. 달개비가 이른 아침에 피는 전략으로 한낮의 치열함을 회피하는 꽃이라면, 저녁 시간과 밤에 꽃을 피움으로써 한낮의 높은 경쟁을 회피하는 꽃들도 있다. 이른바 ‘밤에 피는 야화’들이다. 참고로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달맞이꽃은 분류학적으로 대부분 북미 원산인 ‘겹달맞이꽃’이다. , 여기서는 다만 글의 주제에 집중하면서 통칭하여 달맞이꽃이라 칭하고 있음에 주의할 것.)
마지막으로 여름의 치열함을 뚫고 나가는 다른 방식이 하나 더 있다. 오래오래 핌으로써 매개자들을 기다리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대표적인 식물로 무궁화, 배롱나무, 자귀나무 등을 꼽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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