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월드]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전가의 보도’일까 ‘새 도화선’일까

  • 📰 kyunghyang
  • ⏱ Reading Time:
  • 71 sec. here
  • 3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32%
  • Publisher: 51%

대한민국 헤드 라인 뉴스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매주 일요일이면 홍콩 센트럴 인근 광장과 상가는 신문이나 깔개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은 여...

매주 일요일이면 홍콩 센트럴 인근 광장과 상가는 신문이나 깔개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은 여성들로 가득찬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거나 텐트를 치고 쉬는 모습도 흔하다. 이들은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에서 온 가사노동자로, 유일한 휴일인 일요일을 맞아 고용주의 집을 나와 시간을 보낸다. 1970년대부터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받기 시작해 현재 약 33만8000명이 일하고 있는 홍콩에서 익숙하게 굳어진 풍경이다.

하지만 앞서 도입한 나라들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은 돌봄 노동을 해결하기 위한 ‘손쉬운 해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히려 한 사회가 그동안 한번도 고민해보지 않았던 문제를 새로이 맞닥뜨리게 될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2014년 1월 홍콩 코즈웨이 베이에서 한 인도네시아 가사노동자가 가사노동자의 학대 사실을 보도한 신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2009년 인도네시아인 가사노동자 시티 하자르가 말레이시아에서 고용주에게 3년 동안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고용주는 그를 지팡이로 구타하고 끓는 물을 뿌리기까지 했다. 그는 남편과 이혼 후 두 아이의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로 건너가 가사노동자로 취업했으나, 결국 살기 위해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가사노동자를 해외로 활발히 보내는 필리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8년 필리핀 가사노동자가 아파트 냉동고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후 로드리고 두테르테 당시 필리핀 대통령은 쿠웨이트에 가사노동자 파견을 금지했다. 이후 필리핀과 쿠웨이트 간 협정이 체결돼 고용주가 가사노동자의 여권을 압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도입했으나, 학대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올해 초 쿠웨이트 사막에서 필리핀인 가사노동자의 시신이 발견되자 필리핀은 또 다시 쿠웨이트에 가사노동자 파견을 중단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한때 필리핀 국민에 대한 모든 신규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앞서 언급된 피해자 시티 하자르는 “모든 말레이시아 고용주에게 내 이야기가 가사노동자를 동물처럼 대하지 말라는 교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인도 등 남아시아 국가는 걸프 국가에서 가사노동에 종사하는 자국 여성을 일정 연령 이상으로 제한했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은 카팔라 제도 폐지를 여러 차례 촉구했다.여기에 더해 가사노동자를 들여오는 그 자체가 특정 국가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공고히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외국인 가사노동자는 고용주, 즉 이들이 노동력을 제공하는 가정의 구성원과 국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피고용이라는 권력관계에 인종적 편견과 차별까지 더해진다. 수용국이 이들의 출신국보다 대부분 부유하기 때문에 기존에도 이러한 경제 수준 차이에서 비롯된 ‘미묘한’ 우월의식이 있었다면, 여기에 ‘이 나라 사람들은 궂은 일을 하는 이들’이라는 인식까지 강화되는 것이다.

최서연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강사는 이것이 국가 간 경제 격차 및 고용주와 가사노동자의 계급 격차에 기반한 가사노동의 국제적 분업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공동 저서 에서 “가사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원래 가사와 돌봄을 담당하던 가족이 버는 것보다 적어야 하며 보통 내국인 구직자가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에 머무른다”고 했다.

 

귀하의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귀하의 의견은 검토 후 게시됩니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 14.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 산재 ‘유족급여’ 매년 100건 이상…절반 이상 건설업최근 4년간 산업재해로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해 유족들이 급여를 신청한 건수가 해마다 10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hanitweet - 🏆 12.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우디 ‘네옴시티’로 달려간 이재용 “중동은 기회 가득한 寶庫”추석 연휴, 중동 3개국 현장경영 임직원 격려·새 사업기회 모색 이집트·이스라엘 찾아 사업점검
출처: maekyungsns - 🏆 15.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검사 공천 1순위 지역? 민주당 원내대표 살아날까[22대 총선 맛보기⑤] 서울 서초을, 현역 박성중 의원 평가 엇갈린 가운데 '새 인물' 목소리도
출처: OhmyNews_Korea - 🏆 16.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우울증 환자 첫 100만명 넘어…20대 여성이 가장 많다최근 5년 새 32.9% 증가
출처: hanitweet - 🏆 12.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노후파산 우려에…정부, 취약 노인재산 관리고령자 공공신탁 도입 검토치매·금융문맹 노인 위해정부 차원서 '경제적 돌봄'노인빈곤율 OECD 1위 韓방치땐 연금재정 악화 심화
출처: maekyungsns - 🏆 15.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단독] 해킹 불안한데…‘악성코드’ 나온 중국 기상장비 추가 도입 왜기상청, 中産 기상장비 2대 추가 도입 지난 6월 같은 장비서 악성코드 발견 중국발 해킹 시도 이어져 불안감 증폭 지성호 “철저 검수로 안보위협 막아야”
출처: maekyungsns - 🏆 15.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