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제4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그룹 샤프가 부른 노래 ‘연극이 끝난 후’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 지금까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온 정보기술 산업의 근간에는 무어의 법칙이 있다. 그런데 무어의 법칙이 이제 서서히 끝나고 있다. 무어의 법칙이 끝나고 난 뒤 IT산업은 어떻게 될까?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우선 무어의 법칙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무어의 법칙은 집적 회로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의 개수가 매년 혹은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다시 말해, 집적 회로 안에 기하급수적으로 점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어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트랜지스터는 근본적으로 전기를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다. 구체적으로, 트랜지스터의 기능은 트랜지스터에 연결된 3개의 전선 중 두 전선 사이에 전류가 흐르게 할지 말지, 혹은 얼마나 잘 흐르게 할지를 나머지 세 번째 전선의 전압을 이용해 조절하는 것이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트랜지스터는 수도관을 통해 들어온 수돗물이 수도꼭지를 통해 빠져나갈 때 그 양을 밸브로 조절하는 것과 같다. 반도체는 무엇인가? 반도체는 문자 그대로 전기를 잘 통하는 도체와 거의 통하지 않는 절연체 사이의 물질을 뜻한다. 반도체의 대표적인 예는 실리콘이다. 순수한 반도체는 전기를 잘 통하지 않지만 불순물을 주입, 전문적으로 도핑하면 전기를 잘 통하게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순수한 반도체가 전기를 잘 통하지 않는 이유는 고체 속에서 전자가 흐를 수 있는 통로, 전문적으로 ‘에너지띠’가 전자들로 꽉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병목 현상이다. 도핑은 꽉 막힌 통로에서 전자를 조금 빼내거나 주변에 새로운 통로를 뚫는 역할을 한다. 정리하면, 반도체는 도핑을 통해 전류가 흐르는 정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이러한 반도체의 성질을 잘 이용하면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다. 참고로, 트랜지스터를 처음 개발한 공로로 윌리엄 쇼클리, 존 바딘, 월터 브래튼은 195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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