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야경이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동궁과 월지라 할 수 있다.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한 3호 전각이 연못과 만나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풍경은 동궁과 월지의 최고 절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많은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조명으로 장식된 전각과 함께 추억을 남기는 사진을 많이 찍는다.
첫 번째로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연꽃무늬 수막새다. 잠깐 수막새가 뭐지? 먼저 동글동글하게 이뤄진 수키와들과 아래로 약간 휘어 있는 암키와들을 주목해보자. 그리고 수키와와 암키와 가장 앞부분을 보면 뭔가 화려한 문양이 있는데, 수키와 끝 원형 모양의 장식이 수막새, 암키와 끝 불완전한 반원형 혹은 삼각형으로 보이는 장식이 바로 암막새다. 통일신라시대는 다양한 연꽃무늬와 꽃무늬의 수막새와 당초, 봉황, 비천무늬 암막새들로 이뤄졌는데, 수수함을 추구했던 조선시대 기와보다는 더 화려한 느낌이 들었다.용마루 양 끝에 달린 화려한 치미와 지붕 귀퉁이에 달린 용무늬기와도 인상 깊다. 치미는 지붕에 웅장함을 더하기 위해, 용무늬기와는 액운을 막기 위해 제작했다. 과학이 발달한 오늘 액운을 막는 옛 건축부재는 점점 사라졌지만, 왕실의 영원함을 기원하며 정성스레 제작한 장인의 혼은 여전히 남아있다. 2층으로 올라가니 동궁과 월지에서 발굴된 공예품들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수많은 신라의 비밀을 간직한 월지관을 미리 찾아오지 않은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유물을 봐서 통일신라 시절 동궁과 월지의 상상해보며 다시금 깊게 관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으니 옛 통일신라의 화려한 모습을 상상할 수도 있을 거고.야간에 동궁과 월지를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13년 전에 봤던 화려했던 것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수질개선을 위한 준설공사로 인해 물이 빠져 있었다. 그래도 2008년에 봤던 화려한 전기조명이 가득한 세 전각들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동궁의 용무늬기와도 신라의 멸망이라는 큰 재앙을 막을 수는 없었다. 지붕은 쓰러져가고 귀족들의 공예품과 액운을 막아주는 기와마저 땅 속으로 점점 사라져갔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을 안압지로 불렀는데,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기러기와 오리로만 가득한 연못으로 몰락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옛 통일신라 왕실의 영광은 1975년 발굴조사 때가 돼서야 다시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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