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생후 30일 된 아기. 인큐베이터에서 호흡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가녀린 팔에는 주삿바늘이 꽂혀 있습니다. 이 아기는 6개월 만에 태어난 조산아입니다. 하루에 드는 병원비만 수백만 원. 엄마가 미등록 이주민이라 의료 보험이 없습니다. 한 달 새 병원비는 수천만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엄마는 아기 병원 치료비가 필요해 산후조리 할 틈도 없이 일터로 나갔습니다. 공장에서 배관을 깎고 다듬는 일을 하며 치료비를 벌고 있습니다. 가시지 않은 산후증에 아픈 배를 움켜쥐기도 합니다.취재진이 만난 이 아이의 엄마는 필리핀 국적의 20대 A 씨. A 씨는 지난 크리스마스 때 처음으로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했습니다. 자신이 낳은 아이를 사진으로만 보다가 한 달 만에 마주한다는 얘기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카메라 앞에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말도 아꼈습니다. 이내 곧 아이에 관해 할 말이 있는 듯 속에 있던 이야기를 조심스레 이어갔습니다. 옷 소매로 눈물을 훔쳤습니다.
A 씨의 아기는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만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비유하자면 마치 '유령'과도 같은 아기입니다. 자신의 아이가 가엾다는 듯 아이가 잘못한 건 없다는 말을 A 씨는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A 씨와 아기의 치료를 위해 도움을 주는 천주교 이상협 신부의 생각입니다. 이상협 신부의 설명에 따르면, 주변에 A 씨 말고도 남몰래 출산하고 아이를 기르는 부모 사례가 더 있다고 합니다.문제는 A 씨의 아이처럼 미등록 이주 아동의 경우 출생 단계에서부터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 아이들은 자라서도 숨어 지내느라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못 합니다. 할 수 있는 건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는 것입니다. 설령, 병원에 가더라도 치료비 감당하기가 녹록지 않습니다. 또 부모들 대부분이 맞벌이로 장시간 노동에 종사하고 있어서 진료 받으러 함께 병원 갈 시간도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서툰 한국어 실력 탓에 진료받기까지 수많은 허들을 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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