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건진 문단]우리는 위대한 지배계급, 규칙 따위 적용되지 않아···‘옥스퍼드 초엘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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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건진 문단’(책건문)은 경향신문 책 면 ‘책과 삶’ 머리기사의 확장판 이름입니다. 지...

‘책에서 건진 문단’은 경향신문 책 면 ‘책과 삶’ 머리기사의 확장판 이름입니다. 지면 서평은 ‘지면 제약’ 때문에 한두 문장만 인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책건문’은 문단 단위로 내용을 소개합니다. 지면 서평도 더 쉽게 자세하게 풀었습니다. 지은이 뜻을 더 정확하게 전하려는 취지의 보도물입니다. 경향신문 칸업 콘텐츠입니다. 책 문단을 통째로 읽고 싶으시면 로그인해 주세요!https://www.khan.co.kr/culture/book/article/202312300600001영국 총리를 지낸 보리스 존슨이 2017년 9월 외무부 장관 자격으로 미얀마 수도 양곤의 황금탑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러디어드 키플링의 시 ‘만달레이’를 낭송하기 시작했죠. “돌아와 주세요. 영국 군인이여….” 옆 사람들에게 “이 시 기억나”라고 묻습니다. 다음 구절을 읊지는 않았지만, 시는 “만달레이로 돌아와 주세요”로 이어집니다. 퇴역 군인이 식민지 버마 소녀와 키스했던 시절을 회고하는 내용의 시죠.

책은 “옥스퍼드를 통한 유서 깊은 권력 루트를 잡은 전통적인 지배계급인, 남성 중심의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일련의 보수당원의 모습”을 그립니다. 1983~1998년 사이 옥스퍼드를 다닌 이들이 대상이다.쿠퍼도 1988년 열여덟 살 나이에 옥스퍼드에 들어갑니다. 이 시기 옥스퍼드는 “여전히 영국적이지만 성희롱, 얕은 지식 그리고 음주가 판을 치는 상당히 어수룩한 대학”이었습니다. 당시 옥스퍼드 구성원들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을 회색분자로 여겼다. 그랑제콜에 들어가면 죽어라 공부만 해야 하는 프랑스와는 달랐죠. 분명한 건 옥스퍼드가 “영국의 권력이 형성되는” 곳이었다는 점입니다. 이 시기 대학을 다닌 5명의 옥스퍼드 출신 정치인이 2010년 이후 연이어 보수당 총리가 됩니다.옥스퍼드라고 다 같은 옥스퍼드가 아닙니다. “거대한 계급 체계”가 들어섰다. ‘중산계급-공립학교’ ‘중산계급-사립학교’ ‘상류계급-사립학교’ 출신들로 나뉘었죠.

2019년 쿠퍼와 인터뷰한 어느 교수는 “ 여학생들이나 좋은 배경을 갖지 못한 학생들에게 그들이 옥스퍼드를 다닐 만큼 똑똑하다는 것을 계속해서 확인시켜줄 필요가 있었다”고 말합니다.과거 권력자의 아들이나 손자, 미래 권력자들은 주로 토론 동아리 ‘옥스퍼드 유니언’이나 남성 전용 사교 클럽인 ‘벌링턴’ 회원이었습니다. 존슨이 두 곳의 회원이었죠. 벌링턴 클럽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데이비드 캐머런 이름도 나옵니다. 존슨 등이 정치인이 된 뒤 자신감과 함께 고전 인용 같은 말솜씨로 인정받았습니다. 쿠퍼가 여러 차례 언급하는 건 ‘초엘리트들’이 옥스퍼드에서 수학과 과학을 배운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영국에서 수학과 과학은 오랫동안 ‘상류층에 맞지 않는’ 전공이었습니다. 사립학교 때부터 그랬죠. 이튼을 다닌 조지 오웰은 “어떤 형태로든 과학은 배우지 않았다. 정말로 너무 무관심해서 자연사에 관한 관심조차 꺾일 지경이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영국의 세계 일류 과학자, 공학자, 수학자들은 “달변의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떠들 때 그들은 연구실에 갇혀” 있었습니다. 2016년 영국 의회에서 정치학 전공자는 공학 전공자보다 7배나 많았습니다.

사립학교와 옥스브리지 출신들은 곳곳에 퍼졌는데, 능력과 실력 면에서 비슷합니다. 코로나 때 1980년대 옥스퍼드를 졸업한 토비 영 같은 보수 언론인은 과학적 훈련의 결여에도 ‘텔레그래프’에 “우리가 집단면역을 형성하게 되면 보리스는 이 무의미하고 파멸적인 봉쇄 조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헤드라인을 뽑았지요. 더럼의 광부나 스톡턴의 철강 노동자들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불공정을 최대한 개선하는 것을 사회적 의무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전시 참호에서 보초병들을 대하면서, 그리고 이후에는 그의 동북부 의회 선거구인 스톡턴온티스에서였다.1940년대~1970년대까지 영국의 고위 정치인 대부분도 세계대전에 참전한 옥스브리지 출신의 남성들이었습니다. 쿠퍼는 귀족들의 참전 경험을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20년 후’가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습니다.

대학의 이런 노력 결과는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2000년대 초 사립학교는 옥스퍼드의 영국 내 입학생 중 절반 정도를 공급했지만, 2017년 그 점유율이 42%로 떨어졌습니다. 이튼 출신은 2014년 99명에서 2021년 48명으로 감소했습니다. 문제의 벌링턴 클럽 회원은 2017년 기준 단 2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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