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28일 수전 손택이 세상을 떠났다. 미국에선 손택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동남아를 강타한 쓰나미 보도와 함께 주요 일간지에 대서특필됐다. 바다 건너 한국 언론도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디, 새로운 감수성의 사제” “뉴욕 지성계의 여왕이라 불렸던 작가이자 평론가”였던 그의 죽음을 전했다. 손택의 저작이 한국에 소개되기 시작한 지 고작 2년 만이었다.
아방가르드 비평가, 베트남전쟁 반대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운동가, 정치적 급진주의자, 스웨덴에서 진지하게 활동했던 영화감독, 세월을 거스르는 젊음을 간직한 지식인, 낭만적 예술가들에게 이끌렸던 소설가. 손택이 열정적으로 수행한 역할들이다. 그는 엄격한 지성주의에 입각해 전후 비평계가 공유하던 틀을 깨부수고 기존에 확립되었다고 믿어졌던 분류를 전복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에서 텍스트에 숨겨진 ‘진정한’ 의미를 찾아낸다는 비평 관행을 비판하며 내놓은 “해석이란 지식인이 예술작품에 가하는 복수”라든지, 9·11테러 직후 미국 제국주의를 비판하며 파문을 일으킨 “다 같이 슬퍼하자. 그러나 다 같이 바보가 되지는 말자” 등의 금언은 지금껏 인용되기도 한다.
책은 이처럼 손택의 성공을 전달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손택의 ‘자기창조’ 욕구, 즉 일평생 명성을 열망하고 자신의 삶을 신화화한 시도들을 점검하며 거리 두기를 한다. 저자는 여러 인터뷰와 주변 증언을 바탕으로 위풍당당함을 떠받치던 불안과 두려움,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했던 신랄함과 오만함, 동시에 그들에게 설렘과 희열을 안긴 카리스마 등 손택의 모순적 면모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1963년 첫 소설 을 출간하며 ‘프로젝트’에 착수한 손택은 초기 대표작으로 꼽히는 에 이어 등 일련의 에세이들을 통해 명성과 아우라라는 복잡한 영향력을 얻는다. 자신의 명성을 활용해 문학인들에 대한 구명 운동을 벌이고,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하는 등 실천하는 문학가로서 소임을 다하려 했으며, 롤랑 바르트나 에밀 시오랑 등 비영어권 작가들을 알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마리아 아이린 포네스, 루신다 차일즈, 애니 리버비츠 등 빛나는 여성 예술가들의 연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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