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기획] “나쁜 일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도망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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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4시에 출근하는 정애씨는 “내가 벌어 사는 삶이 좋다”고 말한다. “나쁜 일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도망가지 않았다”며 늠름한 삶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손정애씨의 가게는 서울 남대문시장 칼국수 골목에 있다. 의자는 일렬로 네 개. 네 명이 동시에 앉으려면 어깨와 팔꿈치가 스칠 각오를 해야 할 만큼 아담한 규모다. 17개 국숫집이 모여 있는 이 골목에서 정애씨는 ‘훈이네’라는 간판 아래 20년째 밥을 짓고 국수를 만든다. 칼국수를 주문하면 비빔냉면을, 찰밥을 주문하면 수제비를 주는 이곳은 뭐든 ‘1+1’이다.

정애씨는 인생의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지만, 국숫집만으로 그의 삶을 다 설명할 순 없다. 정애씨는 1970년대 제사공장 노동자였고, 88 서울 올림픽 땐 한식당 오너셰프였으며, 1990년대 남대문 패션시장 호황기 땐 여성복 디자이너이자 사장님이었다. 돈 버는 노동의 사이사이 돌봄과 가사 노동도 쉰 적 없다. 연년생인 딸과 아들을 키웠고, 시아버지를 간호했으며, 뇌경색과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을 20년 넘게 돌보고 있다.정애씨의 생애사는 한국전쟁부터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코로나19까지 이어진 굴곡진 현대사와도 닿아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다섯 번에 걸쳐 정애씨의 출·퇴근길과 일하는 현장을 함께했다. 명함은 없지만 평생 일한 현역 노동자로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손정애씨가 영업 시작 전 작업대 위를 반듯하게 정리하고 있다. “손이 고우시다”고 하자 정애씨는 “남들이 보면 관리받은 줄 알아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우리 아저씨가 친정까지 찾아왔어요. 옛날엔 그렇게 소문나면 결혼해야 됐어. 내가 많이 못 배워서 배운 사람이 좋았는데 우리 아저씨는 대학까지 나왔거든요. 사람도 야무져 보였어요. 살아보니까 아니더라고요. 영 사람을 잘못 골랐어요.”“직장 다니면서 번 돈으로 목장을 차리려고 했는데 시댁이 원체 없는 집이라 돈이 안 모아지더라고요. 아저씨가 5남매에 맏아들이었어요. 바로 애를 가졌는데 유산됐어요. 임신중독증이었는데 시골 노인들이 애 가진 몸에 주사 맞는 거 아니라고 해서… 그래도 바로 애를 가져서 연년생으로 낳았어요. 딸이 말띠, 아들이 양띠예요.”“아저씨가 유원건설 해외인력부에 취직 돼 올라왔어요. 우리 딸 돌 지났을 때쯤, 아들은 기저귀 차고 용달차로 올라왔으니까 1980년쯤일 거예요.”“나는 돈을 좀 벌고 싶었는데 아저씨가 경상도 사람이라 고지식해서 여자가 나가 벌면 가정을 등한시하고 신랑을 무시한다고 못하게 했어요. 아저씨가 사우디에 3년 정도 파견을 나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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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애씨~~~~힘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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