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완성차 기업 폭스바겐이 처음으로 한국에 전기차 모델을 출시했다. 한국 전기차 시장에 ‘메기’가 될 법하다. 상품성과 원가절감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가 절묘한 가성비를 이뤄냈다.비교적 낮은 전고는 날렵한 인상으로 가미했다. ID.4 전고는 1,620mm다. 비슷한 차급의 준중형·중형 내연기관차는 전고가 1,665~1,700mm 정도다. 측면 창문이 앞에서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점도 역동성을 살렸다.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떠올랐다. 비단 묘하게 닮은 외관 때문만이 아니다. ID.4는 이들의 막강한 경쟁 모델이다. ID.4는 독일 수입차라는 브랜드 파워에 가격 경쟁력을 더했다. ID.4는 한국에는 ‘PRO’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다. 출고가는 5,49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이 100% 지급되는 출고가 기준 5,500만원에 맞췄다. 국비 보조금 651만원과 지방비 보조금 186만원을 반영하면 실구매가는 4,653만원으로 내려간다.
실제 주행거리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날 기온은 영하 5도까지 내려갔다. 환경부 저온 기준에 근접하는 조건이었다. ID.4 주행거리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총 205km를 달린 결과, 평균 전비는 5.5km였다. ID.4 배터리 용량은 82kWh로, 이날 평균 전비를 적용한 주행거리는 451km다. 전기차의 주행거리 측면에서 불리한 고속도로 주행이 많았음에도, 공인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 B모드는 액셀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회생제동이 걸린다. 완만하게 감속이 이뤄진다. 회생제동 강도는 별도로 조절할 수 없다. 일부 경쟁 모델은 회생제동 강도를 단계별로 선택할 수 있으며, 강한 회생제동을 적극 활용한 이른바 ‘원페달’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강한 회생제동으로 정차까지 가능해 브레이크를 대신하는 개념이다.
차선 중앙 유지도 안정적이었다. 고속도로 커브 길뿐 아니라, 커브가 더 급격한 나들목에서도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 도로가 완전히 한 바퀴를 돌아나가는 분기점이 아니고서는 차선 유지를 위해 운전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었다. 주행성능도 준수하다. ID.4는 회생제동 모드와 별도로 에코·컴포트·스포츠·커스텀 4가지 주행 스타일을 지원한다. 스포츠 모드를 가동하니 액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변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걸림 없이 전기차 특유의 시원한 가속력을 보였다. 폭스바겐은 스포츠 모드에서 폭발력을 강조해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기보다는 안정성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출력과 토크를 적정 수준에서 조율하는 느낌이었다. ID.4는 최고출력 150kW, 최대토크 310Nm의 성능을 갖췄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8.5초다.실내는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변속 조작 장치를 핸들 뒤쪽에 위치한 계기판에 붙여놨다. 레버를 위아래로 돌려 D/B·N·R을 설정한다. D모드와 B모드는 레버를 위로 돌려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고, 레버를 아래로 돌리면 N과 R로 순차적으로 내려간다. P는 측면 버튼을 눌러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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