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환경운동가 다큐 개봉 바삐 길을 가던 백발 노인이 아침부터 길거리에 책가방을 놓고 쪼그려 앉아있는 15살 소녀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학교에 가야지.” “미래가 없는데 배워서 뭐해요.” “배워야 미래도 바꿀 수 있단다. 청소년의 본분은 배우는 일이잖니.” “그렇군요.”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구나.” 노인은 고개를 흔들고 가던 길을 마저 간다. 그대로 앉아있는 소녀의 옆엔 흰 바탕에 ‘SKOLSTREJK FÖR KLIMATET’라고 적힌 큼지막한 플래카드가 놓여 있다. 소녀의 이름은 그레타 툰베리다.
“당신들은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어요. 당신들은 우리의 말을 듣고 있고, 또 긴급함을 이해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난 아무리 슬프고 화가 나더라도 그것을 믿고 싶지 않아요. 왜냐하면 당신들이 정말로 이 상황을 이해하고도 행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면, 당신들은 악마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에요.” 사실 드라마틱한 서사를 연출해내기엔 그레타 툰베리가 적합한 주인공도 아닐 것 같다. 그는 영화 내내 거의 무표정하다. 혼자만 앉아있던 국회 앞에 다른 청소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을 때도, 폴란드에서 열리는 유엔 회의에서 연설을 해달라는 요청을 처음 받았을 때도, 유엔에서 몇 년을 일해도 얼굴 한 번 보기 어렵다는 유엔 사무총장 옆에 앉게 되었을 때도, 교황과 만났을 때도, 그는 어쩌다 잠깐 미소를 지을 뿐 대체로 무표정하다. 오히려 연설을 하러 간 유엔 회의장 식당에 비건 메뉴가 쌀과 불구르 뿐이라는 것에 못마땅해할 때 더 감정이 잘 드러난다. 그런 그에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정치인들, 극우 매체가 공격을 위해 하는 말들이 ‘언론의 귀염둥이 공주님’ ‘감정과잉에 불안정하고 우울한 소녀’ ‘정신나간 아스퍼거 환자’ 같은 것이라는 사실은 흥미롭다.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것 자체가 총체적으로 잘못되었음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 같다.
불과 1년 만에 전세계 ‘환경의 아이콘’이 되었지만, 그는 영화 내내 자신이 부각되는 것을 경계한다. 결석시위를 하러 온 그를 보러 수만의 인파가 몰렸을 때, “모두 당신을 보기 위해 이렇게 나왔어요”라고 추켜세우는 말을 듣자 “아니요. 자기 자신과 모두를 위해 모인 거예요” 라고 선을 긋는다. “모두 똑같이 기여하는 게 이 운동의 장점이죠. 제가 주목받을 필요는 없어요” 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자신이 처음 시작한 결석시위가 전세계로 확산되었을 때도 “결석시위를 몇 명이 하든 그건 상관없어요. 중요한 건 배출량이 줄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당장 그래야 한다는 거죠”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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