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올해 성지순례 기간 1100여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취약 계층이 기후 재앙 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돼있다는 점이 이번 사태로 재확인됐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아랍어로 ‘하지’라고 불리는 성지순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로 무슬림은 일생에 한번은 사우디에 있는 성지 메카를 찾아 이를 이행해야 한다.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 치러진다.공식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매년 관광비자로 사우디에 입국한 뒤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 순례를 시도하는 인원이 늘고 있다.이들은 대부분 고령으로 노후를 대비해 모아둔 저축으로 죽기 전에 순례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고 WP는 전했다.
순례 버스 이용 비용 등을 모두 냈다고 생각했지만, 현장에 도착해서야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뜨거운 태양 아래 장시간 도보로 이동하다 쓰러졌다는 것이다.올해 집계된 공식 사망자 수는 약 500명이지만 외신들은 실제 사망자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FP 통신은 올해 온열질환 등으로 인한 순례객 사망자를 1126명으로 집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사망자 수를 1170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집계된 사망자 수 200여 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AMS는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에어컨을 계속 가동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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