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 톨에도 권위 주는 게 샤머니즘” 페미니스트 무당 홍칼리가 쓴 의 표지 일러스트. 위즈덤하우스 제공 오방 보자기와 나비 방울, 칼융의 과 십자가가 작은 제단 위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뒤편 붉은 탁자 위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과 서리태, 마야 달력 등이 놓였다. 경기 고양시에 있는 무당 홍칼리의 신당은 여느 점집과 다르다. 토속 신앙과 기독교가, 정신분석학과 운명학이 고요하게 교차한다. 다른 것은 신당 풍경만이 아니다. ‘무릎이 닿기도 전에’ 턱턱 답을 내놓는 여느 용한 무당과 달리, 홍칼리는 조심스럽게 성적 정체성과 성적 지향부터 묻는다. 상담을 마무리할 땐 값비싼 부적 대신 글쓰기를 권한다. 제사상엔 ‘슬픈 눈’의 돼지머리 대신 나물 반찬을 올리고, ‘작두 타다 다치면 산재처리라도 해주는’ 노동조합을 꿈꾼다. 지난 15일 ‘칼리 신당’에서 90년생 무당 홍칼리를 만났다. 그는 지난달 에세이 를 펴냈다.
이게 남성에게 있으면 사회운동가처럼 기존 세계를 개혁하는 성향의 사주로 해석하는데, 여성에게 있으면 기존 가부장 질서를 치는 기운으로 봐서 불길하다, 시집 못 간다고 해석을 하죠. 그러나 저는 여성에게도 같은 기운으로 작용한다고 느껴요.” 식신도 마찬가지다. 무언가 ‘표현하는 기운’으로 풀이되는 이 사주는 여성에게만 가면 ‘자식복’으로 찌그러진다. 홍칼리는 여성에게도 창의성, 표현력이라는 평등한 풀이를 건넨다. 그의 시선에서 때로 이혼은 ‘길괘’가 되고, 결혼이 ‘흉괘’가 되기도 한다. 데이트폭력이나 가정폭력을 당한 손님에게는 점사 대신 신고를 권할 때도 있다. ‘제가 남자 복이 없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요…’ 많은 여성이 친밀한 관계에서 답답함을 느끼며 점집을 찾는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무책임하고 쉬운 처방은 ‘여자의 사나운 팔자’로 진단하는 것이다. 완벽한 오진이다. 폭력적인 남편, 폭력적인 남친의 사주는 정해져 있지 않다. 문제는 폭력적으로 변하기 쉬운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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