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민주주의 약점 중 하나는 맹렬한 소수가 방관하는 다수를 압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쏟아내는 인기영합 정책들이 정확히 그 점을 노리고 있다. 김포시 서울 편입이나 공매도 금지, 종이컵 규제 철회처럼 특정 소수가 강력히 원하는 정책은 확실한 내 편을 만든다. 김포에 집이 없거나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식음료 자영업자가 아닌 불특정 다수는 큰 관심이 없다.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으니 반대의견이 있더라도 파괴적이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와 여당의 작품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오랜 국민적 합의를 깨버리거나, 주식시장의 글로벌스탠더드 준수라는 상식을 짓밟고,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보편적 대의를 무시하며, 대통령이 마치 검사처럼 혐의 사실을 적시해 망신을 주고, 사형제 폐지라는 세계적 추세를 거스르는 등 시대와 상식에 맞지 않는 후진적인 정책들 일색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당이 앞장서 불로소득 창출이라는 탐욕의 레퀴엠을 부른다는 점에서 역대 최악의 공약이 아닐까 한다. 여당이 수도권 주민들의 귀에 대고 욕망을 감추지 말라고 속삭이는 메피스토펠레스가 된 꼴이다. 세계 여행객들의 증가로 요즘 갑자기 출몰한다는 빈대 같은 발상이다. 혹시나 하는 주민들의 기대에 탐침을 꽂고 표라는 피를 빨아먹으려는 것 아닌가. 아무리 불리한 선거라 해도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바닥을 드러내는 여당은 난생처음이다. 만약 선거용 일회성 정책이라면 ‘떴다방’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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