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배우 이병헌이 연기한 제주 시골 마을 트럭 만물상 동석의 투박하지만 정겨운 목소리를 다시 한번 이탈리아 북부 피렌체의 라 꼼빠니아 극장에서 한 것이다.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0년 넘게 이탈리아에 한국 영화를 알려온 피렌체 한국영화제는 올해 22회째를 맞아 배우 이병헌 특별전을 개최했다.그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인 피렌체에서 특별전을 하게 돼 너무나 영광스럽다”며 “피렌체 한국영화제와는 십몇년 전부터 인연이 있었는데, 그동안 일정이 안 맞아서 못 오다가 드디어 오게 돼 감회가 새롭고 여러분들을 만나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KBS 공개 14기로 연예계에 입문한 이병헌은 드라마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을 했지만 영화배우 변신은 순탄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영화를 시작하고 네 편이 연속 망했다는 이병헌은 “5번째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을 하게 되고 6번째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하게 됐다”며 “그 영화가 흥행한 이후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면서 첫 소감으로 ‘흥행배우 이병헌입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이병헌은 영화 ‘달콤한 인생’, ‘악마를 보았다’ 등을 함께한 김지운 감독에 대해서는 “정말로 배우의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붓게 만드는 재능이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이병헌은 할리우드 진출의 영광 이면에 가려진 어려움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한국에서 계속 영화 활동하다가 할리우드 작품 몇 편을 하게 됐는데, 영어를 말하는 것과 영어로 연기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이병헌은 ‘오징어게임 2’와 관련한 질문에는 “시즌 2라서 보는 게 아니라 정말로 재미있어서 본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날 이탈리아 팬들을 위해 많은 선물을 준비했다. 그의 작품과 관련한 퀴즈를 맞히면 친필 사인이 담긴 선물을 증정했다. ‘미스터 선샤인’에서 이병헌이 맡았던 배역 명을 묻는 퀴즈가 나오자 손을 들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올해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맞아 영화제의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오징어게임’, ‘기생충’ 음악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정재일 피아니스트와 피렌체 오케스트라가 협연을 펼치며 영화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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