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용어로 '강남바리'라는 단어가 있다. 택시 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는 은어다. 운행이 강남권 안에서 계속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택시 기사들이 선호하는 코스다. 강남은 길이 넓고 평평한 데다 직선이라 운전이 까다롭지 않다. 게다가 손님이 끊김 없이 이어진다.
미국이나 캐나다 대학이 방학하는 시즌이면 압구정 로데오 밤거리를 유학생들이 활보한다. 어떻게 아냐면 공부보다는 유학이 더 중요해 보이는 이 부잣집 젊은이들의 대화는 한국말이 섞인 영어다. 영어가 섞인 한국말이 아니다. 어느 날은 밑에 지방 폭력조직과 연합 엠티를 한다고 호텔 객실 한층을 모두 전세내어 하룻밤을 놀다 가기도 했다. 하필이면 나는 그때 야간 룸서비스였다. 한숨도 못 자고 날을 꼬박 새우면서 한 일이 팬티만 입고 문신 가득한 몸을 드러낸 채 카드 도박을 하는 그들 방에 오므라이스를 배달하는 일이었다. 성공한 시니어들이 사회에 봉사한다는 굵직한 클럽 두 개가 주 단위 혹은 월 단위로 호텔에서 정기모임을 했다. 그의 아들딸들은 주니어 모임을 호텔에서 열었고 국제 교류를 위해 외국 회원들을 초대해 호텔에서 환영했다.어느 날 낮에는 룸서비스로 불려 올라간 객실에서 건설사 사장과 고위 공무원 등 이미 호텔에서 익숙해진 얼굴들이 옆에 벽돌처럼 현금을 쌓아 두고 화투장을 돌리고 있었다. 명예와 권위와 품격으로 치장됐던 그들의 민낯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그들이 돌리고 있는 것이 화투장만이 아니라는 것쯤 짐작하고도 남았다.
30년 전 사회 초년생이었던 내가 호텔에서 목격한 세상은 부조리했다. 당시 지역을 주름잡던 지방 토호와 세력가들은 보통 사람들은 쉽게 드나들 수 없는 호텔 안에서 조찬을 즐기고 도박을 하고 이익을 나누었다. 지하 세계를 주름잡던 조폭들도 호텔 안에서 온갖 야사를 만들어냈다. 한때 침략국의 어린이였던 노인들은 식민지 호텔에서 동창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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