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넘은 엄마의 패러글라이딩... 고소공포증 아들은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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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 넘은 엄마의 패러글라이딩... 고소공포증 아들은 울컥 패러글라이딩 고소공포증 번지점프대안 익스트림스포츠 버킷리스트 이정혁 기자

누구에게나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엄마와의 동거를 시작하기 전, 엄마에게 잭 니컬슨과 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를 보여주고, 버킷리스트를 적어보라고 했다. 숙제 검사 날, 엄마는 백지를 제출했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다고 한다. 진짜 딱 한 가지만 생각해보라고 사정을 했다. 엄마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핵폭탄급 단어를 내뱉었다."번지점프."

나는 진성 말기 고소공포증 환자다. 아이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가도 땅 위로 3m 이상 올라가는 기구는 절대 타지 않는다. 밑에서 사진만 찍어줘도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동생도 나만큼은 아니지만, 높은 곳을 싫어한다. 결국 엄마만 태우기로 했다. 아무리 지켜주고 싶어도 지킬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게 있다.집에서 가까운 체험장을 찾았다. 비교적 가깝고, 체험 시간도 길다는 군산을 택한다. 길어야 10분가량의 비행을 위해 왕복 네 시간 거리를 운전해야 한다. 그런데도, 엄마가 진짜 원하는 일이라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았다. 딱, 문 앞까지만 간다. 동행이란, 일정 선까지만 함께 가는 여정이다.

세 동거인은 역할을 분담했다. 활공장이라 불리는 출발점까지는 내가 에스코트하고, 동생은 착륙지점에서 엄마를 맞이하기로. 그리고 엄마가 대표로 체험을 한다. 완벽한 조화를 이룬 팀 구성이다. 드넓은 하늘 위에서 만나 굳이 손 흔들어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믿고 맡길 전문가가 함께 탑승하니까.전문가에게 간단한 교육과 설명을 듣고, 패러글라이딩 복으로 갈아입는다. 엄마에게 빨간색 복장이 제법 어울린다. 오성산 활공장까지 오르는 길은 자체가 모험이었다. 트럭 뒷좌석에서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낀다. 내게 액티비티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이다. 칠순을 넘긴 엄마의 흔들림 없는 의지에 새삼 경외심을 느낀다.

공중에서"아들, 사랑해!"를 외치는 우리 엄마. 물론, 시켜서 했겠지만, 이 와중에 그게 무슨 의미인가. 한 마리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나는 엄마를 보고 있자니, 또 울컥한다. 자식들에게 발목을 잡혀, 이제껏 자기 삶을 살아본 적이 없는 엄마. 꿈도 컸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을 우리들의 대장. 새처럼 하늘을 날며 가슴 깊이 묵혀 두었던 응어리를 훌훌 털어버리기를.엄마가 하강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부리나케 도착지로 향한다. 동생이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착륙 전까지는 마음을 놓지 못한다. 내리막길을 내딛는 트럭은 F1 그랑프리만큼이나 박진감 넘친다. 엄마 덕분에 제대로 익스트림을 느끼는 하루다. 그래도 땅에 붙어 가는 게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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