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돼지를 빼곡히 태운 운송 트럭을 마주한 적이 있다. 먼지인지 검불인지 모를 지저분한 무언가가 몸 여기저기에 묻은 채 아무렇게나 함부로 흔들리는 돼지들을 보며, 안타깝다고, 저기서 얼마나 무서울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정육점이나 마트에 가면 언제나 살 수 있는 깔끔하게 포장된 고기를 사와 맛있게 먹었고, 푸른 초원 위에서 유유자적 풀을 뜯고 있는 젖소 그림이 그려진 우유를 산 뒤 고소한 우유를 마셨다. 이 맛있는 '음식'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입으로 들어오게 됐는지를 깊이 생각해본 적이, 내 경우엔 거의 없었다.굳이 알고 싶지 않고 피하고 싶어서 외면해왔던 실상들을, 한 책에서 마주하게 됐다. 이하루 작가의 이란 책이었다. 박정미 작가의 이란 책에 뒤이어 읽은 책이었다.
이 같은 공장식 축산에 의한 실상을 눈앞에서 생생히 목격한 저자는 '왜 음식을 가공하는 공장에서 입맛을 당기는 게 아니라 정반대로 속을 게워내고 싶은 냄새가 풍겨 나오며, 나는 어떻게 그걸 여태껏 맡아볼 필요도, 기회도 없이 살아올 수 있었던 걸까.' 의문을 드러낸다. 날로 늘어가는 육류 소비 때문에 엄청난 양의 피와 분뇨, 축산 폐기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도 일어나고 있음을 전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자 설사 소, 돼지, 닭 등을 하나의 생명이 아닌 '음식'으로만 생각했을 때, 그러니까 철저히 인간중심적인 시선에서 바라봤을 때에도 공장식 축산에 의해 생산된 음식들이 과연 우리 몸에 이로운 것일까란 의문을 갖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또 상품을 보다 맛있게 꾸미며, 육식을 유도하는 수많은 광고를 떠올리게도 했다.임신을 해야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젖소우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뭘까. 적어도 나에겐 푸른 초원 위에서 풀을 뜯는 소의 모습이다. 또는 멜빵바지를 입은 목장 주인이 젖소의 젖을 짜는 모습. 그런 평화로운 이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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