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 청산면 당리에는 고분이 하나 있다. 신라시대 장보고 대사의 부하였던 한내구 장군의 무덤으로 추정하여 그곳에 있는 당집에서 한장군을 기리며 당제를 모셔왔다. 청산면 당리에 있는 고분위에 지어진 당집은 주민들이 한장군의 사당처럼 여겼다.
청산면 당리고분은 수혈식석곽이 매장시설로 축조된 직경 13미터의 원형으로, 그곳에서 출토된 유물로 추정하여 5세기 중엽의 이 지역 수장급 무덤으로 학계는 보고했다. 매장시설 벽석의 축조기술과 주변의 적석보강, 분구성토가 함께 이루어진 모양으로 보아 영산강내륙의 나주 복암리 3호분 96석실과 같은 유형이었다. 같은 해 완도 고금도 인근의 해남 북일면에 있는 고분발굴과정에서도 철제도검이 발견됐다. 그것은 말로만 듣던 환두대도였다. 왕이 신임하는 장수에게 하사한 환두대도가 이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었다. 마한시대 수장의 무덤이 북일 방산리 독수리봉 정상에서 발견된 것도 특이했다.
당리고분이 위치한 청산도는 고흥, 완도, 해남의 연안해로와 여서도, 제주도와 거문도, 일본 구주지역의 먼 바다의 경계지점이다. 청산면 당리고분 발굴조사를 통해 기원 후 5세기~6세기 마한시대 한반도와 왜계의 해양교통로 교두보 역할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학계는 발표했다. 신라 중앙정부는 지방의 수장들을 포섭하여 그들을 지배하려고 여러 가지 무늬가 장식된 환두대도를 지역을 다스리는 수장에게 하사했다. 칼을 하사받아 지방의 수장들은 기득권 유지의 수단으로 삼기도 했다는데, 그렇다면 장보고의 환두대도는 어떤 모양이었을까? 환두대도를 휘두르며 바다를 터전으로 누볐던 막강한 해상세력, 고대왕국으로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꿈꿨던 위용은 고스란히 무덤으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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