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1930년대부터 2010년대 까지 약 80여년 동안 사회가 ‘자폐’라는 의학적 개념을 받아들이기까지의 일들을 다뤘다. 1940년대만 해도 자폐는 ‘냉담한 부모’ 탓으로 여겨진 것에서 보여지듯이 자폐의 역사는 곧 무지와 차별의 역사였다.
1974년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미시간대학의 학자 두 명은 “신성한 바보들”과 관련된 이야기 35편을 연구한 후에 그들이 어리석거나 성스러운 존재만은 아니었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들이 500년 후에 태어났다면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것이다. 연구자 중 한 명인 듀이는 자폐증으로 진단받은 아들을 두고 있었기에, 고대 방랑자들의 행동을 바보·백치·광인이 아닌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었다. 자폐증이 하나의 발달장애로 규정돼 학계에 보고된 것은 1943년이다. 당시 레오 카너라는 소아 정신과 의사는 아이 11명을 관찰해 두 가지 특징을 파악한다. “어린이들은 극단적으로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극단적으로 주변의 모든 것이 동일한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는 것이다. 카너가 생각했던 자폐증은 지금의 자폐증보다 훨씬 좁은 범주지만, 문제아라거나 정신이상자로 여겨지던 자폐가 의학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많은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자폐의 역사는 무지와 차별의 역사다. 책 1부에서 다뤄진 1930~1960년대는 우생학과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판치던 시대였다. 1933년에 26세이던 메리는 결혼 3년여 만에 아들 도널드를 낳는다. 도널드는 커가면서 자폐의 특성을 보인다. “주변과 연결되는 순간이 점점 드물어”지고, “미소는 뜸해지고 조금씩 뭔지 모를 불편함”을 보였으며,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정해놓은 수많은 규칙을 하나라도 어기면 격렬하게 화를 냈다”고 한다. 병원을 찾은 메리에게 의사는 “엄마가 아이를 과도하게 자극했네요”라고 말하며 도널드가 부모와 떨어져있는 것이 좋겠다고 권고했다. 도널드는 수년간 결핵예방요양원에서 생활해야 했다.
‘자폐증’이라는 개념이 생긴 후에도 자폐 아동과 가족을 차별적으로 보는 시각은 오히려 더 심해진다. 1940년대부터 ‘냉장고 엄마’라는 말이 생겨나 1960년대 후반에는 하나의 사회적 신념으로 자리 잡는다. 1948년 타임지는 ‘의학-얼어붙은 아이들’이라는 기사에서 ‘유아 조현병 환자들’의 부모는 “ ‘자녀를 거의 이해하지 못한 채’ 항상 ‘냉담’하고 ‘애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하나같이 뭔가 문제가 있었다”고 묘사한다. 또 냉담한 부모들의 손에 아이들을 맡겨놓는 것은 “성에제거장치가 없는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브루노 베텔하임을 비롯해 자폐 전문가로 알려져있던 몇몇 사람들은 자폐를 프로이트적으로 분석하면서 “자녀의 자폐증은 엄마의 잘못이다”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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