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삼아 걷기 좋은 동네 개천길이 있다. 해질 무렵, 매일 같은 시간대에 나가보면 어제도 본 사람들, 산책 나온 반려견들과 마주치게 된다. 굳이 통성명을 나누지 않아도 늘 비슷한 옷차림들로 낯익어 가던 차에, 매일 보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다음 날, 매장에 직접 가서 가벼우면서도 발볼이 넓은 운동화를 구입한 후, 비슷한 시간에 어제의 장소로 갔다. 쉼없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개천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 새 2시간이 흘렀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개천길 끝까지 갔다가 집 방향으로 되돌아오는데, 저 멀리 홀로 벤치에 앉아 계신 할아버지가 보였다. "아버님~!" 말씀대로 잠시 벤치에 머물러 무수히 우리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운동화를 나란히 감상했다. 그러고는 내 쪽으로 몸을 돌려 또 고맙다고 하셨다."아니요. 제가 마음이 편해져 더 좋습니다. 건강하세요, 아버님"라고 말씀드린 후, 뿌듯함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 동안 개천길을 가지 않았다. 자못 쑥쓰럽기도 하고, 굳이 운동화 신은 모습을 확인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일주일이 흘렀을 즈음, 다시 마주친 할아버지는 내가 사준 운동화가 아닌 무거운 검정구두를 신은 채 여전히 바닥을 끌며 걷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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