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모이는 설이 코 앞이다.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적조했던 삼촌, 사촌들까지 옹기종기 모일 생각을 하니 벌써 훈훈함이 집안에 가득한 것 같다. 올해는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 조카들 세배 돈을 얼마나 줘야 할지 고민되지만 아이들의 기대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나이와 학년을 고려해 서운하지 않게 공평히 잘 배정해야 한다.
지금이야 퇴색되어 가지만 74년생인 나 어릴 적만 해도 남아선호 풍토는 노골적이었고 비일비재했다. 1남 5녀를 둔 내 할머니는 맏이인 아버지만 대학까지 진학시켰고 밑의 고모들은 일찌감치 타지의 공장이나 미용실 등에 나가 돈을 벌게 했다. 그리고 내가 첫 딸로 태어나자"딸 많은 집에 와 또 딸이냐?"며 엄마를 질타했고, 근심 쌓인 엄마는 부랴부랴 근처 절의 노스님을 찾아가 남동생을 볼 수 있다는 내 이름을 지어왔다고 한다.태어나자마자 딸이라는 이유로 온 가족의 실망과 근심이 된 아기와 그 엄마는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었던 걸까? 당시 이런 상황은 비단 우리 집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딸들의 설움 많은 삶에 시대적 공감이 쌓였던지 그런 시대상을 잘 담아낸 드라마가 방영되기도 했다. 1992년 10월부터 1993년 5월까지 64부작으로 제작되어 평균 시청률이 49%가 넘었다는 MBC 이다.
귀남을 극도로 편애하는 엄마의 남아선호사상이 하도 짙어서 보고 있으면 고구마 백개는 먹은 듯 하지만 여러 등장인물이 화제였기도 했다. 특히"홍도야 우지 마라~ 아, 글씨 이 오빠가 있다!"를 손뼉 박자를 맞추며 맛깔나게 불러댄 백구두 시골신사 아버지 만복과 애교 많으면서도 철부지인 막내 종말의 인기가 높았다. 이 드라마의 간략한 내용은 이렇다. 7대 독자로 태어난 귀남은 태어난 순간부터 엄마의 주체할 길 없는 애정에 감싸여 귀하디 귀하게 자란다. 그에 반해 후남은 걸핏하면 '쓸데없는 계집애'라 불리며 갖은 구박을 당한다. 여자애가 무슨 공부냐며 중학교 월사금을 구해 주지 않고, 같은 생일날인데도 귀남만 생일상을 차려준다.
다행인 건 귀남이 딸을 낳고 가정을 일구면서 이 가족에게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불어온다. 귀남이 엄마에게 드디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엄마가 평생 자신만 챙겨주는 게 늘 후남에게 미안했고 불편했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그런 귀남의 태도가 엄마는 영 서운하지만, 오랫동안 떨떠름했던 후남과 귀남의 관계는 조금씩 편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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