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답다, 공동묘지까지도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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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의 걷다 보면ㅣ스위스융프라우·산악열차·기차역 절경빙하계곡 도시의 무덤도 ‘그림’조세회피처·물 한병 1만5천원예쁜 풍경, 부정적 이미지 ‘삭제’

예쁜 풍경, 부정적 이미지 ‘삭제’ 스위스 마터호른을 바라보며 걷는 ‘다섯 개의 호수길’.

그 풍경 안으로 회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마른 남자가 바퀴 달린 피아노를 끌고 들어왔다. 거리는 어느새 그가 연주하는 선율로 가득 차올랐다. 빗방울처럼 부서지는 영롱한 선율이 강물과 더불어 흘렀다. 조금은 애절하고 쓸쓸한, 어딘가 먼 곳으로 데려가는 소리였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른 저녁,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걸음을 멈추고 선 채로 그의 음악을 들었다. 눈이 마주치는 누구와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아, 좋다, 참 좋네.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우리는 이 도시의 낭만에 흠뻑 젖어들었다. 우리가 구매한 스위스 트래블 패스는 스위스의 대중교통을 거의 무제한으로 탈 수 있게 해준다.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먼지 하나 없이 반짝반짝 빛나는 기차는 스위스를 상징하는 것 같다. 기능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한 스위스 아미 나이프처럼. 루체른과 몽트뢰에 머문 후 인터라켄을 거쳐 그린델발트까지 가는 동안 우리의 대화는 이렇게 이어졌다. “예쁘다!” “눈에 거슬리는 게 하나도 없어.” “빈곤의 흔적이 어떻게 이렇게 안 보일 수가 있지?” “너무 평화로워 보이네.” “길거리에 쓰레기 한 조각이 없어.”사람이 사는 곳이니 이곳도 범죄나 사건·사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스위스는 어디나 그저 안전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스위스가 누리는 이 모든 삶의 질이 어디에서 왔을까? 용병 수출로 시작해 시계 공업, 제약업 그리고 마침내는 조세회피처로서의 금융업. 마약 딜러와 독재자, 탈세자의 검은돈을 ‘비밀주의’를 내세워 가장 안전하게 보관해준다는 스위스.

이날 마지막 목적지인 그린델발트에서 숙소로 가는 마지막 기차는 오후 5시 반에 있었다. 이 기차를 타려면 시간이 너무 촉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는 숙소까지 걸어갈 작정을 하면서, 여행의 시간을 좀 더 만끽하기로 했다. 우리는 융프라우요흐 역에서 왕복 2시간 거리인 묀히요흐 산장을 향해 빙하 위를 걸어갔다. 5m 남짓한 폭의 길옆으로 크레바스의 깊은 구멍이 들여다보였다. 설원 너머로는 구름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이었다. 산장에서 설산을 배경으로 맥주 한 잔 안 마실 수는 없지. 국토의 70%가 산으로 덮였다지만 만년설이 없는 나라에서 온 나는 고도 3657m에서 맥주를 마신다는 일에 아이처럼 설렜다.기차를 타고 내려와 라우터브루넨으로 건너갔다. 라우터브루넨은 빙하 계곡에 자리해 72개의 폭포와 골짜기로 이뤄진 마을이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마을의 가장 아름다운 곳은 공동묘지였다. “아우, 짜증 나. 무슨 마을이 이렇게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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