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켜졌는데 무심결에...미 재벌 소름돋는 혼잣말

미국 뉴욕의 부동산 재벌 상속자 로버트 더스트가 친구 살해 혐의에 대해 21년 만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

17일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잉글우드에 있는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서 배심원단은 더스트가 2000년 오랜 친구인 수전 버먼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평결했다.더스트는 1982년 뉴욕에서 아내인 캐슬린 매코맥 더스트가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18년 뒤 자신의 죄를 은폐하고자 친구인 버먼을 살해한 혐의를 받아 왔다.다큐 촬영중 마이크 켜진 상태로 “다 죽여버렸지” 자백더스트는 뉴욕의 대형 부동산 회사 ‘더스트 오가니제이션’ 설립자인 조지프 더스트의 손자이자 시모어 더스트의 아들이다.인터뷰 촬영이 끝난 뒤 화장실에서 마이크가 켜진 상태로 무심결에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물론 그들을 다 죽여버렸지”라고 혼잣말을 내뱉은 것이다. 검찰은 이를 자백으로 봤다.

다큐멘터리는 ‘더 징크스: 로버트 더스트의 삶과 죽음들’이라는 제목으로 2015년 HBO에서 방영됐다. 더스트는 마지막 편이 방영되기 전날 뉴올리언스의 호텔에 숨어 있다가 체포됐다.친구 버먼, 아내 캐슬린, 이웃 블랙…3명 살해 더스트는 버먼뿐 아니라 1982년 실종 당시 29세 의대생이었던 아내 캐슬린, 2001년 텍사스 주에서 도피생활 중 자신의 신원을 알아낸 이웃 모리스 블랙까지 3명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더스트는 블랙의 시신을 토막내 바다에 버린 혐의로 기소돼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몸다툼 중 벌어진 정당방위로 인정받아 시신을 훼손해 버림으로써 증거를 인멸한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블랙이 더스트의 정체를 알아냈기 때문에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검찰은 더스트에 대해 “자아도취에 빠진 사이코패스”라고 표현했다.이번 유죄 평결 직후 캐슬린의 친정 쪽 유족들은 더스트를 캐슬린 살해 혐의로 기소하라고 뉴욕주 검찰에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지난달 9일 잉글우드 법원 법정에 출석한 로버트 더스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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