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기업에 다니는 A씨는 “대학 동기들은 기본이 한 장인 것 같은데 상대적 박탈감이 너무 크다”며 몇 번이나 한숨을 쉬었다. 연초 성과급 시즌을 맞아 직장가가 술렁이고 있다. 1년 전 SK하이닉스가 지핀 성과급 논란 이후 맞는 첫 지급철인 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충분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분위기다.성과급은 기업이나 부서가 경영목표를 달성했을 때 직원에게 현금·주식 등으로 지급하는 보수다. 국내에선 1998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근무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연공제에 한계를 느낀 기업들이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2000년 삼성전자가 처음 지급했다. 통상 12~2월 나오는 성과급은 직장인에게 선물, 말 그대로 보너스였다. 주면 좋고 안 주면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강했고 불만이 있어도 드러내지 않는 문화였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업계를 중심으로 성과급 경쟁과 신경전이 치열하다. 반도체 업계의 경우 지난 12월24일 삼성전자가 한 달 기본급의 200%를 특별보너스로 지급한다고 발표하자 1주일 뒤 SK하이닉스는 기본급의 300%를 특별성과급으로 주겠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최근 삼성전자 경계현 DS부문 대표는 사내 간담회에서 “추가 보상 지급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은행권도 마찬가지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은행들은 모두 기본급의 300%에 현금 80만~100만원을 더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런 발표가 날 때마다 직장가는 ‘돈 얘기’로 들썩였다. 'SK하이닉스 부장급은 성과급으로만 1200만원을 받는다' '은행 차장급은 최소 700만~800만원이다' '삼성전자 과장급은 성과급이 4000만원이 넘는다' 등 기본급과 성과급 비율로 계산한 액수들이 거침없이 공유되고 있다.10년차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기본급의 100%인 약 30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았다. 적지 않은 액수지만"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등에 올라온 게시물을 읽다보면 일할 맛이 안 난다"고 했다. 그는 “회사가 반도체나 바이오 같이 뜨는 산업이 아니니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 건 이해하겠지만 같은 연차에 3~5배 차이가 나니 이게 뭔가 싶다. 대표·임원들도 다 외부출신으로 오는 마당에 공채가 잘 된다는 보장도 없고 스타트업을 포함해 계속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기업은 기업대로 고민이 깊어졌다.
업계 전반에 ESG 경영이 자리잡으면서 직원의 만족도가 중요 기업평가지표가 된 것도 성과급 경쟁을 가속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용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성과급은 근로자에겐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동기부여가 되고 기업엔 경영상황에 따라 인건비를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한다”며 “회사의 이익과 근로자의 목표가 일치되도록 만드는 수단인 만큼 직급 파괴 등 성과·능력주의와 맞물려 점점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재용 교수는 “기업이 당장 충분한 경제적 보상을 할 수 없다면 실력있는 상사의 멘토링과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 도전적인 역할과 프로젝트 부여 등 직장에서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직원들이 돈을 적게 받아도 열심히 일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있게 하고 이 일을 통해 ‘몸값’을 높일 수 있다는 희망 사다리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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