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 500미터 이내에는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다. 이곳을 진입하는 외길 외에는 사방을 둘러봐도 산과 들판뿐이다. 정작 도롯가로 나왔다고 한들 나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루에 버스가 5번 밖에 지나지 않는 곳. 그나마 차로 5킬로미터는 나가야 큰 길가에 다다른다.
이런 곳은 전국으 곳곳에 여럿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토지문화재단의 창작실을 비롯해 서울 명동의 전철역에서 불과 5분 이내에 위치한 프린스호텔 레지던시도 있다. 하지만 '글을낳는집'은 수도권도 아니고 전라남도 담양군 대덕면 용산로 543로, 시골 중에 시골, 아주 외딴 곳에 위치해 있다. 아르코에서 받는 지원금은 주로 숙식에 사용된다. 이 밖에 건물 유지비, 난방 등에도 들어간다. 지원금이 공간을 운영하는데 완벽하게 충족되진 않지만, 그래도 그는 만족해 보인다. 원래는 50:50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정부에서 관심을 줘서 지원규모를 늘렸단다. 그래서 지금의 자부담 규모는 3분의 1정도가 된다. 요즘 대부분의 레지던시가 30:70정도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곳에 입주한 작가들에게 물었다. 촌장이 직접 밥값을 하는지 확인하냐고. 다소 뚱딴지 같은 질문이지만 늘 그렇게 한단다. 기숙사의 무서운 사감 선생님 같은 느낌일지 몰라도 작가들은 그 앞에서 조금의 가식도 없어 보인다. 그런 관계가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서로에게 쌓인 '정' 때문이라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인터뷰 하는 김 촌장의 뒤로 서가에는 수많은 책들이 꽂혀 있다. 여기에 있는 책의 수를 묻자 대략 5천 권이 넘을 거란다. 아마도 이것이 전부는 아니고 일부만 꺼낸 것인데, 지금까지 거쳐간 문학인의 발자취를 여실히 엿볼 수 있다. 이곳에 입주한 작가는 총 7명이다. 남자 5명이 한 건물에 입주했고, 반대쪽에 여자 작가 2명이 거주한다. 이런 규모로 아기자기하게 운영하고 있는 레지던시를 운영할 만한지 그에게 물었다.
"엊그제는 논산에서 한 작가가 결혼한다 그래서 다녀왔어요. 아동문학하는 친구였는데, 몸이 조금 안 좋아 거동이 불편한 친구입니다. 간김에 어떻게 사는지 들여다 보려고 했죠. 저는 차 한 잔만 마시고 어떻게 사는지만 보려고 했는데, 보령 바닷가에 가서 차 한 잔 하자는 거예요. 저녁 약속도 제안했지만, 다른 곳에 선약이 있다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나중에 집사람하고 같이 와서 하루밤 자고 가래요. 늘 그런 식이에요." 그러다가 안주인과 얘기하다 보니까, 오히려 외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글쓰기에도 자극을 받는다는 것에 안심했다. 처음에는 고생을 많이 했으니까 이제는 돈을 쓰면서 살길 바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글 쓰는데 그도 자극을 받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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