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슴이냐' 압박하며 과적 지시…세월호 참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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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당일 뉴스

장지명,세월호,복원성

10년 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는 어느 날 느닷없이 침몰한 사고가 아니었다.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이들이 조금씩 쌓아온 부조리가 한 번에 무너져 터진 재앙이었다. 한국일보는 지난 10년간 3차례 구성된 세월호 조사위원회 활동 결과와 검찰·경찰의 수사, 과학자들의 연구·분석 등을 통해 확인된 팩트로 세월호 참사의 과정을 다시 정리했다.

10년 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는 어느 날 느닷없이 침몰한 사고가 아니었다.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이들이 조금씩 쌓아온 부조리가 한 번에 무너져 터진 재앙이었다. 한국일보는 지난 10년간 3차례 구성된 세월호 조사위원회 활동 결과와 검찰·경찰의 수사, 과학자들의 연구·분석 등을 통해 확인된 팩트로 세월호 참사의 과정을 다시 정리했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책임감을 가지고 비극으로 향하는 고리를 잘라냈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던 참사였다. 최근 발간된 ' 세월호 , 다시 쓴 그날의 기록' 등을 참고해 정리했다.그렇지 않다. 참사 직전 5개월 동안 세 차례나 배의 이상을 알리는 경고등이 켜졌었다. 하지만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이를 무시했다. ①2013년 11월 29일에는 승객 117명을 태우고 제주로 가던 중 추자도 인근에서 왼쪽으로 15도 기우는 사고가 났다. 재앙의 전조였다.

인천해경 해상안전과장 장지명이 맡은 세월호 시험운항도 엉망이었다. 그는 세월호의 제주항 여객선터미널 접안 과정만 잠시 살폈다. 이후 4박 5일은 제주 주요 관광지를 돌아봤다. 숙소비를 제외한 식대 등은 모두 청해진해운이 댔다. 장지명은 세월호에 합격 판정을 내려줬다.돈벌이가 되는 화물은 과적했고,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는 제대로 채우지 않았다. 언제라도 넘어질 수 있는 상태였다는 얘기다. 선조위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이 배는 당시 3,700톤의 짐을 실어 최대 적재량을 배 이상 넘겼다. 평형수는 최소 기준치의 절반도 안 되게 넣었다. 과적은 이날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직원들은 회사가"우리나라 카페리 중 규정대로 짐을 싣는 배가 어디 있느냐"고 다그치거나"새가슴이라 화물 예약을 적게 받는다"고 질책했다고 증언했다.세월호의 당직 조타수 조준기의 말에 이유가 숨어 있다.

화물을 대충 고정한 탓에 사고 당시 한쪽으로 쏠린 것도 배의 침몰 속도를 높였다. 선조위 의뢰를 받은 영국의 조사 기관 브룩스벨은 세월호 선내 폐쇄회로TV 영상에 담긴 화물의 위치와 고박 상태 등을 분석해 1층 컨테이너 뒤에 놓여 있던 대형 건조기, 트레일러, 철근 묶음 등이 배가 기울 때 가장 먼저 한쪽으로 쏠렸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일반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큰 배는 선내로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해도 부력을 유지한다. 특히, 배의 바닥 층에는 기관실, 발전기실 등 주요 시설이 격실 구조로 돼 있다. 한 격실이 침수돼도 다른 격실로 퍼지지 않으면 급격히 가라앉지 않는다. 문제는 세월호가 각 격실을 차단하는 수밀문을 열어두고 다녔다는 점이다. 이는 아파트 방화문을 열어둔 것처럼 비상시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 2층 화물칸 통풍구를 통해 밀려든 바닷물은 삽시간에 배 안에 퍼졌다. 이 탓에 세월호는 기운 지 101분 만에 침몰했다.

배가 워낙 급속히 가라앉았고 선체를 당장 볼 수 없는 상황이니 여러 추측이 쏟아졌다. 잠수함 침몰설도 그중 하나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 레이더 영상에 주황색 미상의 물체가 잡혔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그러나 2017년 세월호를 인양한 뒤첫 안내방송은 배가 기운 직후인 8시 52분 나왔다. 여객부 선원 강혜성의 음성이었다. 그는 승객을 안정시키려고 방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곧이어 선장 이준석도 같은 지시를 했다. 2등 항해사 김영호를 통해"승객들에게 구명조끼 입고 선내 대기하라는 방송을 하라"고 전한 것이다. 이는 다시 강혜성에게 전달됐고,"대기하라"는 방송은 침몰 때까지 15번이나 반복됐다.하지만 선원들은 선내에 대기했다가는 익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승객을 남겨두고 도주한다. 이준석도 오전 9시 45분쯤 팬티 바람으로 해경정에 올라탄다.

장지명 세월호 복원성 한국선급 증개축 선조위 횡경사정도 조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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