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 로터리에는 신호등이 없다. 도로가 만나서 자동차가 회전하려는 도로에 도착할 때까지 빙글빙글 돌아가는 로터리를 '라운드 어바웃'이라고 부른다. 도시가 클수록 라운드 어바웃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차로가 5-6개나 되기 때문에 크게 돌아야 하지만, 우리 마을은 3개의 차로가 전부다.그날 사고는 라운드 어바웃에서 빨간 차가 우회전을 하고 있는데, 직진을 하려던 흰색 차가 앞으로 가려다 빨간 차를 박으면서 생긴 일이다. 빨간 차에서 한 여성이 내리더니 고래고래 소리부터 질렀다. 3번인가 소리쳤는데 F라는 단어가 5번이나 나왔다. 세다! 이윽고 흰 색차 조수석에서 문이 열리고 한 여성이 나왔다. 뭐라고 하시는 것 같은데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이 분은 운전자의 엄마로 보였다. 왜냐하면 이 흰색 차량의 앞, 뒤로 'L' 사인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5분쯤 지났을까? 욕이 섞인 소리가 이제 여기저기에서 들렸다.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려는데, 흰색 자동차 운전석에서 이제 막 20대가 됐을만한 어린 여성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나왔다.'아이고 어떡하나' 하며 속으로 마음을 졸이고 있는데, 옆에 있던 남편이 어느새 벌써 폭발한 마그마 사이로 걸어가고 있었다. 남편은 이번 3월에 운전면허를 땄다. 그전엔 'L' 사인만 일 년 정도 달면서 운전했기에 아마도 운전 교습생에게 마음이 더 갔을지도 모른다. "운전을 포기하면 안 돼. 넌 할 수 있어!"그때 그 여성이 조그맣게 혼잣말하는 소리가 내 귀에 닿았다. 나중에 남편한테 들어서 안 사실이지만, 흰색 차에 탔던 엄마와 딸은 살짝 까무잡잡한 방글라데시 사람이었다. 빨간 차 운전자 여성은 차 안에 몇 개월 된 아기를 태우고 있었기에 더욱 화가 났었다고 한다.
이 요새를, 이전엔 진흙벽돌로 이집트 신전을 짓고 막대기로 양만 몰았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정복하라고 한단 말인가. 창과 활을 만들어 단기간 스파르타식 훈련에 들어가도 모자랄 판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여리고 성을 매일 한 바퀴씩 돌았다. 주일 학교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여리고 성'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한 장씩 나눠 주면서 우리 삶에서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은 성이 무엇인지 적어보라고 했다. '학교, 나쁜 꿈, 수학, 약삭빠른 선생님.'그 아이는 'race'라고 썼고 그 위에 X라고 덧붙였다. 그 아이는, 내 아들이었다. 순간 무슨 의미일지 감이 잡히면서도, 정말 그런 뜻일지 슬쩍 물어보고 싶었다. 아들은 잠깐 말을 멈추더니 자기의 얼굴을 가리키며 다시 입을 열었다.얼굴 하얀 백인들에 비해 얼굴이 까매서 당했던 어릴 적 아들의 경험은, 없어진 것 같았어도 물 위에 떨어진 기름방울처럼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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