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학교 병원 방재승 교수입니다.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발표한 지 39일이 지났습니다. 한 달이 겨우 넘는 기간 동안 대한민국은 너무나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미래의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질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좌절한 채 휴학과 사직을 선택하고 학교와 병원을 떠났고 의대와 대학병원 교수들은 그들의 빈자리를 메우고 병원을 지키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왔습니다.
많은 관련 단체와 학자들은 정부, 의사단체, 다양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그동안의 사회적 합의와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필수의료, 지역의료, 공공의료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논의를 제안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정부는 의사 증원 2000명이라는 숫자에서 , 의사협회는 원점 재논리라는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어제저녁에 있었던 2차 전국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결과를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또한 사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환자의 진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우리 교수들을 포함한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장기간 지속되는 커다란 타격을 줄 것입니다. 정부와 의사 모두 살리려고 하는 필수의료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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