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공기’를 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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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둘러싼 일본 사회의 일견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도 이런 ‘공기’의 위력을 보여준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 유도 동메달리스트인 야마구치 가오리 JOC 이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 선수들이 만족스럽게 준비할 수 없는 상황에선 도쿄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정상 개최’를 고수하는 가운데 선수단을 파견하는 JOC 인사가 대회 연기를 처음으로 공개 요구한 것이다. 그는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를 실현한다는 올림픽은 세계인이 즐길 수 없는 상황에서 열어선 안된다. 개최를 강행해 올림픽 그 자체에 의문의 시선이 향하는 게 가장 두렵다”고도 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야마시타 야스히로 JOC 회장의 반응은 예상대로라고 할지. “모두가 힘을 쏟고 있는 때에 JOC의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 한마디로 ‘분위기 흐리지 말라’는 것이다. 일본어 표현에 ‘구키 요메나이’라는 게 있다. 공기, 즉 분위기를 읽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국에도 ‘분위기 파악 못한다’는 말이 있지만, 일본에서 ‘공기’가 주는 무게감은 훨씬 크다. ‘공기’를 읽고 맞혀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압박이 상당하다. 야모모토 시치헤이는 에서 이런 일본 사회의 공기를 “저항하는 사람을 이단시하고 ‘공기 거역죄’로 사회적으로 매장시킬 정도의 힘을 가진 초능력”이라고 했다.

야마구치 이사가 “JOC나 선수들 사이에선 ‘연기하는 쪽이 낫지 않나’라고 말할 수 없는 공기가 있는 것 같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지도층은 앞장서 도쿄 올림픽에 ‘부흥올림픽’ 등 대단한 의미를 부여해왔다. 이에 따라 대회의 중지나 연기를 ‘아래’에서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됐다.일본 정부는 중증 환자 치료에 중점을 두고 가벼운 증상자에겐 자택 요양을 권고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검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단’ 취급을 당한다. 검사 확대를 주장하는 전문가나 TV 방송은 전화 항의, 이른바 ‘덴토쓰’에 시달린다. 100만명에게 간이검사를 무상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의료기관에 혼란이 야기된다”는 비난에 2시간 만에 철회했다. 한국의 대량 검사는 의료 붕괴로 이어질 뿐이며, 차를 탄 채 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부정확하다는 사실 호도도 횡행한다.

문제는 이런 ‘공기’가 자칫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을 내리게 하고, 책임을 모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론을 용납하지 않다보니 순발력이나 유연성도 떨어진다. 이득을 보는 건 기득권 세력이다. 마침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코로나19 정보를 독점하기 위해 민간연구소의 검사 참여를 배제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한 일본 언론인은 전후 경제성장을 이룬 ‘저팬 애즈 넘버원’ 신화가 여전히 일본 사회에 횡행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본 사회의 여러 단면들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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