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8명.'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생율이 드디어 0명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기 수가 1명 이하로 떨어진 겁니다. 1970년 출생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데, 이대로 가다간 정말 아이를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 게 되는 것 아닐까요?
절망적인 통계는 또 있습니다. '4.7%.'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낳은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입니다. 법과 제도는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데, 실제론 100명 중 5명도 채 못 쓰고 있습니다. 엄마 11.9%, 아빠 1.2% 수준입니다. 이마저도 사용자의 65%는 대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10명 중 2명은 육아휴직을 쓰고 돌아와서 동일한 직장을 1년 이상 다니지 못했습니다. '퇴사' 하거나 '해고' 당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육아휴직 후 경력단절에 놓였습니다.5살 아이를 돌보려 육아휴직했다가 복직해보니 책상이 사라진 30대 아빠는 결국 원래 일하던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광고에서 그려지는 아빠들의 '장밋빛 육아휴직'은 온데간데 없이 이 아빠 앞에 놓인 건 그야말로 가시밭이었습니다.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법에서 보장한 육아휴직을 쓰는 데도 더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복직 후 손에 쥔 건 이전보다 가벼워진 급여 봉투였습니다.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으로 스스로 위로하기엔, 회사에서 죄인 취급당하는 자신이 너무 초라합니다. "남성 육아휴직이 힘들 거란 예상은 했어요. 하지만 정부가 장려하는 사회적인 제도니까 큰마음 먹고 용기를 냈던 거예요.
이미 선진국 수준의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도 쓸 수 없는 각자의 '사연'도 다양합니다. 작은 기업일수록 업무 공백을 감당하기 어렵고, 육아휴직 당사자 역시 동료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걱정입니다. 조부모 찬스 없이는 엄두도 못 내는 육아 현실을 생각하면 아예 낳지 않는 게 부부가 마주한 현실 속 유일한 선택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몇 개의 통계만 보더라도 장기화 된 저출산 국면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장 얼마의 지원금과 제도만큼이나 아이를 낳아 기르는 부부의 희생에만 기대지 않는 공동체의 도움이 바로 그것입니다. 수십조를 쏟아도 해결되지 않는 저출산의 해법은 어쩌면 멀리 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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