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바로 오늘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17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날이다. 소박한 교외 식당에 친구들과 모여 앉아 숨죽이며 TV 화면을 지켜봤다.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 민주노동당 9~12석’이라는 뉴스가 화면에 등장했다. 다 함께 환호했다. 내가 민주노동당 을 지지하는 것을 알고 있는 지인들의 축하 문자, 전화가 이어졌다. 내가 당선된 것도 아닌데! 민주노동당 당원이든 아니든, 한국 정치사의 기념비적 순간이었다.
의원 수는 10명에 불과했지만, 민주노동당은 10인분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한국 사회 공론장의 금기어와도 같았던 ‘무상의료’ ‘무상교육’ 같은 단어들이 의회 공간에서, 대중 미디어에서 버젓이 거론되었다. 비록 입법에까지 이르지 못한 경우가 많았지만 여러 민생법안들이 의회에서 진지하게 토론되고, 무상급식 제도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은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기도 했다. 선거 때면 다른 당들이 공약을 베껴가기도 했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너무 출중하고 당의 정치력이 빼어나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목소리를 얻지 못했던 이들의 바람, 사회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그만큼 컸다. 개혁적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전문가들도 이상을 현실 정책으로 만들기 위해 헌신적으로 함께 활동했다. 당 자체는 소수파라서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지만, ‘거대한 소수’로 나아가기 위한 수많은 이들의 열망과 노력은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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