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평] 가격으로 보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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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구조,우리나라 물가수준

우수한 치안, 높은 의료접근성, 깨끗한 인프라,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와 행정,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세와 교통비는 다른 나라에서 누리기 힘든 장점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간한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어느 정도 의문을 해소할 수 있다. 현재의 생활비 구조로 알 수 있는 우리 경제의 문제점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중앙시평,경제,구조,우리나라 물가수준,비효율적 유통구조,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미국에서 7년, 유럽에서 1년을 거주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모국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을 제외하고서라도 한국에서의 삶이 상대적으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치안, 높은 의료접근성, 깨끗한 인프라,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와 행정,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세와 교통비는 다른 나라에서 누리기 힘든 장점이다. 그래도 높은 집값과 식료품비, 치열한 경쟁이 힘든 것은 사실이기에 한국에 사는 것은 항상 양가 감정을 갖게 한다.

그런데 주요국과의 품목별 가격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식료품 가격은 1990년 OECD 평균의 1.2배 수준에서 2023년 현재 1.5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반면 공공요금은 1990년 OECD 평균의 0.9배 수준에서 최근 0.7배로 낮아졌다. 농산물은 낮은 생산성과 개방도, 비효율적 유통구조 때문에 주요국보다 더 비싸다. 반면 공공요금은 정부정책 영향으로 주요국 중 최저 수준이다. 전기, 도시가스 요금은 생산비용보다도 낮은 편인데, 2022년 기준 원가보상률이 도시가스는 39%, 전기는 64.2%였다. 현재의 생활비 구조로 알 수 있는 우리 경제의 문제점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정부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결국 공공부문의 희생으로 버티는 셈이다. 비단 부채가 쌓이고 있는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코레일, 서울교통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 임금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소득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저연차 공무원들의 퇴직률을 높인 주요 원인이라며 임금인상을 촉구했다. 대학은 무려 16년째 등록금을 동결하여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저렴한 공공비용으로 아낀 생활비가 높은 의식주 비용으로 지출된다면 개인으로서는 이쪽 주머니에서 나갈 돈이 저쪽 주머니로 나가는 의미 없는 일이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으로 생산성 낮은 분야로 돈이 흘러 들어감으로써 서서히 침몰하는 일이다.

경제 구조 우리나라 물가수준 비효율적 유통구조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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