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잇] '귀멸의 칼날'과 능력주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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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잇] '귀멸의 칼날'과 능력주의 사회 SBS뉴스

저패니메이션 이 한국에서도 흥행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팬층이 나름 두터운 걸로 알고 있지만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도 아닌데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네요. 저는 평소에도 주로 주말 조조 영화를 보는데, 코로나 시대라서 꼭 보고 싶은 영화가 나오면 주말 첫 회에 사람들과 멀찍이 떨어진 곳의 좌석을 예매하곤 했습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을 그렇게 봤는데 전체 관람객은 6명이었죠.

박진감 넘치는 활극인 이 영화에는 약간 신파적 설정과 함께 교훈적인 장면들도 곳곳에 나옵니다. 어찌 보면 '구린' 대목인데 평소와는 좀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캐릭터로서 혈귀를 죽이는 귀살대 최강 검사인 렌고쿠 코쥬로의 어머니가 어린 시절의 렌코쿠에게 묻습니다."왜 네가 강하게 태어났는지 알고 있느냐?"딱 과거 소년 만화에 나올 만한 너무나 평범하고 하나마나한 소리 같은 이 대사가 여느 때와는 좀 다르게 들렸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출간된 책들이 만든 큰 지적 흐름 중 하나인 '능력주의' 에 대한 문제 제기가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논지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능력주의 자체의 문제점. 세습적 신분이 아닌 개인의 능력에 따라 사회적 지위나 보상이 결정되는 능력주의는 공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능력 또한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 성취된 것이 아니라, 타고나거나, 음양으로 사회적 도움을 받았거나, 본래 가치와 상관없이 특정 시대가 요구하는 임의적 기준에 의해 높이 평가받는 것일 수 있는데 그것을 고스란히 개인화한다는 겁니다. 둘째, 능력주의 토대가 되는 공정한 출발 자체가 불가능하게 돼 버렸다는 겁니다. '개천용'이 점점 불가능해지는 반면 책 제목처럼 '엘리트 세습'은 용이하게 되면서 신분제와 세습제에 반기를 들었던 능력주의가 점차 세습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능력이 아닌 추첨으로 공직자를 선발했다고 하지요. 물론 보완장치는 있었지 만요. 현대를 만들어오고 지탱하고 있는 능력주의. 신화를 넘어 그 한계가 노출된 상황이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현대사회의 지배적인 시스템이 능력주의와 성과주의에 바탕 해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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