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환의 Hi-story] '베프'를 위한 마지막 선물?…국보 '인왕제색도'를 둘러싼 치명적인 억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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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제색도’가 어떤 작품인지, 그 작품 속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근자에 지난해 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인왕제색도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인왕제색도를 소유했던 서예가 소전 손재형의 장손이 “이 그림이 조부의 뜻과 상관없이 숙부들과 삼성 사이에 담합으로 의심되는 부당한 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는데요. 이 그림은 지금까지 정치에 뛰어든 소전이 선거자금을 마련하려고 삼성가에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을 두고 두 분의 전설적인 스토리가 전하죠. 바로 ‘영혼의 브로맨스’라 할만한 두 분의 ‘지독한’ 우정이 담긴 그림이라는 겁니다. 두 분은 겸재 정선과 사천 이병연을 가리킵니다. 에 따르면 1751년 윤 5월19일부터 24일까지 연일 장맛비가 내렸다. 비는 25일 오전까지 내렸다가 저녁에 갰다. 에 따르면 겸재 정선의 ‘베프’ 사천 이병연은 그로부터 4일 뒤인 29일 사망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런 기록들을 근거로 정선이 죽음을 앞둔 친구 이병연의 쾌차를 위해 ‘인왕제색도’를 그려준 것이라고 해석했다.그럴듯한 해석이죠. 그래서 ‘인왕제색도’를 설명한 글이나 영상에는 ‘ 우정을 담은 화폭’ 등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맞는 이야기일까요. 물론 겸재가 이 그림을 1751년 윤 5월 25일 저녁, 비온 뒤의 인왕산을 그렸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그러나 죽음을 앞둔 절친을 위해 그렸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장진성 서울대 교수의 논문 등이 있는데요. 만약 죽음을 앞둔 절친을 위해 그린 매우 특별한 작품이라면 어떻습니까.또 그림 오른쪽의 기와집도 이병연의 집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겁니다.

겸재에 비해 사천의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천 이병연도 당대에 ‘시의 천재’, ‘시의 화신’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분입니다. 은 겸재 정선을 극찬한 뒤 사천 이병연 이야기를 끼워놓는데요. “나의 벗 정선은 붓이 없을 때 그림 그리는 흥취가 솟으면 내 손에서 붓을 빼앗아가네. 금강산에 들어와 쓸어내리듯 휘두른 붓질…백옥같은 만이천봉 하나하나 점찍어 그리고, 놀랍도록 꿈틀거리는 구룡폭 어지러운 비바람 일어나네….”사천의 다음 시를 볼까요. “자네와 나는 합쳐야 왕망천이 될텐데, 그림 날고 시 떨어지니 양편이 다 허둥대네. 돌아가는 나귀 벌써 멀어졌지만 아직까지는 보이는구나. 강서에 지는 저 노을 원망스레 바라보네.”

이병연은 바로 소동파의 표현대로 ‘겸재 자네의 그림과 나의 시를 합쳐야 비로소 완전체로 거듭난다’고 한 겁니다. 헤어질 때의 나이가 70살과 65살이었으니 단순한 호들갑은 아닙니다. 당시로서는 두 분 다 고령이었으니 한번 헤어지면 영영 못 볼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이때 두 분은 ‘몸은 비록 떨어졌지만 작품으로는 하나가 되자’고 약속합니다. 시와 그림을 주고받아 ‘시화첩’을 만들자는 건데요. 겸재가 양천현감으로 떠난 지 1년 뒤에 이병연이 쓴 편지를 봅시다.그렇게 만들어진 ‘콜라보’ 작품이 바로 입니다. 서울과 서울 근교 한강 일대 이름다운 경치를 화첩으로 꾸민 건데요. 배를 타고 양천 10경을 비롯한 한강 주변의 명승을 그리고, 이 그림에 붙인 시를 담았습니다.‘자네의 그림과 나의 시를 바꾸자’’는 사천의 편지글이 적힌 그림인데요. 그 옆에 ‘천금을 준다 해도 남에게 넘기지 않는다’는 ‘천금물전’이라는 도장까지 찍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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