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중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겠다”며 국내 거주하는 중국인의 투표권을 제한하고, 이들 중 건강보험에 등록 가능한 피부양자의 범위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작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국내 거주 중인 중국인 약 10만 명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 하지만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에게는 참정권이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건강보험과 관련해서도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 가능한 건강보험 피부양자의 범위가 훨씬 넓다”면서 “중국인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에 영주권을 갖고 장기체류하는 외국인에게 지방자치에 한해 투표권을 주는 건 선진적 민주주의 제도의 하나다. 아일랜드,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이 이를 먼저 도입했고 우리도 2005년부터 이를 도입했다. 갑자기 상호주의를 내세워 이를 되돌리자는 건 중국 혐오 정서를 정치에 활용하려는 의도에 불과하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투표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여권 정치인 누구도 국내 거주 미국인의 경우를 들먹이지 않는 것만 봐도 속셈은 뻔하다. 이런 식이면 자국에서 태형과 같은 비인도적 처벌을 유지하는 나라의 시민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상호주의’에 따라 태형을 선고해도 된다는 황당한 주장도 나올 수 있다.
건강보험의 경우에도 여권은 가짜뉴스를 동원해 중국 혐오를 부추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건강보험과 관련해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린 중국인은 피부양자 자격으로 33억 원의 건보 급여를 받았다”면서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주장도 이런 과거 윤 대통령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런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난 2020년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외국인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는 1조5천억 원에 달하고, 이들에게 나간 급여는 9천2백억원 수준이었다. 오히려 5천억 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혐오를 정치에 활용하는 건 아주 쉽다. 나치독일의 유대인 혐오, 제국주의 일본의 조선인 혐오가 그러했듯이 정치적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물론 혐오를 활용한 정치는 오래가지 못하지만, 그것이 몰고오는 피해는 크다. 단기간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혐중 정서를 활용한다면 대중 외교와 무역의 어려움은 물론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씨앗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우리의 미래를 흔드는 저급한 혐오 정치를 당장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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