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지금이 기회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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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현대미술관의 초창기 설립 멤버이자 여성 최초 이사회의장을 역임한 헬린 골든버그의 집 벽에는 수억 원대 가치를 지닌 미술 작품 수십 점이 걸려 있다. 대출을 받아가며 모았던 당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어느덧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이제는 구하기 힘든 작품들이 된 것이다. 이 작품들 가격이 이렇게 오를지 어떻게 알고 대출까지 받아가며 모을..

시카고 현대미술관의 초창기 설립 멤버이자 여성 최초 이사회의장을 역임한 헬린 골든버그의 집 벽에는 수억 원대 가치를 지닌 미술 작품 수십 점이 걸려 있다. 대출을 받아가며 모았던 당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어느덧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이제는 구하기 힘든 작품들이 된 것이다. 이 작품들 가격이 이렇게 오를지 어떻게 알고 대출까지 받아가며 모을 생각을 했냐는 글쓴이의 무지한 질문에 그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어떻게 오를지는커녕 작품에 경제적 가치가 있으리라는 상상도 못했어요. 내 눈에 너무 훌륭한 작가들이 작업을 할 돈이 없었던 데다 그들은 신용이 낮아서 대출이 안 됐는데 나는 가능하더라고요. 그저 그들이 돈 때문에 작업을 못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싫어서 제가 대출받아 그림을 사줬을 뿐이에요. 그들이 이렇게 훌륭한 작가로 성장해줘서 정말 기뻐요. 가격이 오른 것은 불만일 수 없겠지만 이럴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먼 나라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얼마 전 리움미술관에서는 김범 작가의 커리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규모 개인전이 있었다. 아마도 지금까지 열렸던 어떤 전시보다 작가에게 중요한 전시가 아니었을까. 그런데 작가 이름만큼이나 자주 보이는 이름이 있었다.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의 이름이다. 실제 김정완 회장은 이번 전시를 위해 수십 점의 작품을 대여해주었다. 김 회장은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작품들만 알아보고 소장할 수 있었을까. 사실 김 회장은 작품을 산다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정신을 산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워낙 작가의 철학이 좋았고 사람 자체가 매력이 있어서 구매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가 개인전을 하면 제일 먼저 달려가 최고의 작품을 선점하는 대다수 소장가들과는 달리 전시가 끝날 때쯤 찾아가 팔리지 않은 작품들을 구매했다.

다국적 기업의 형태로 활동하는 메가 갤러리들은 한 작가의 어떤 작품이 누구에게 가야 하는지 열띤 토론을 벌인다. 사실상 누구에게 가야 작가의 위상이 더 올라갈지를 명분 삼아 각자 담당하는 컬렉터가 더 중요하다고 경쟁하는 자리다. 그렇게 치열하게 좋은 작품을 서로 작가의 커리어에 더 도움이 되는 컬렉터에게 팔겠다고 경쟁해야 할 만큼 귀한 작품들인 것이다. 그런데 그 작품이 어떻게 나한테 왔다. 딜러는 말한다."이 작품과 인연이 있으신가 봐요. 정말 나오기 힘든 작품인데 원래 소장하시려 했던 분이 사정이 생겨서 제가 잡았어요. 이번 기회 놓치시면 이 작가 작품은 소장하기 힘드세요." 전 세계 톱 컬렉터들이 경쟁하면서 사려고 하는데도 구매자를 구하지 못한 그 작품을 사겠다고 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자. 과연 내가 이 작가에게 어떤 기여를 하기에 이렇게 귀한 작품을 나에게 주겠다는 것일까.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사람을 겨냥한 세일즈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가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을 소장하는 것이 더 큰 기여를 하는 것일지 생각한다면 그 결과는 물론 과정 또한 의미 있는 컬렉션이 될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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