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타고 목포역에서 내려 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을 찾아가는 길은 추억어린 여행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들 사이를 지나면 새로운 이야기를 간직한 상점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고단했던 역사의 시간이 퇴적층처럼 쌓인 거리를 지나 바닷가 주변 만호동에 이르면 커다란 창고 같은 건물을 만날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공출하던 쌀을 보관한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 목포지점 건물이다. 지금도 창고로 쓰이는 1층을 지나 넓은 마당을 건너 2층으로 올라가면 시네마라운지MM을 만날 수 있다.
“올해 영화제는 10회를 바라보는 해인 만큼 신나고, 편안하고, 즐겁게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영화제 슬로건도 ‘파도로 멀리, 바다로 깊이’로 정했어요. 평화와 통일의 메시지가 우리 사회가 널리 퍼졌으면 하는 염원을 담았습니다. 목포해양대와 협력을 하고, 해양대 운동장에서 개막식을 열기로 한 것도 이런 마음이 지역에 넓고 깊게 뿌리내렸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아직 지역에서 우리 영화제를 모르는 분들이 올해 영화제를 통해 독립영화에 대해 잘 알고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었으면 합니다.”정 감독은 이번 영화제 상영작이 950여 편에 이르는 작품들 가운데 44편의 장·단편 영화를 엄선한 만큼 모두 의미 있는 작품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개막작 가운데 하나인 ‘8X6’과 폐막작인 ‘엄마는 영화감독’을 꼭 봐야만 하는 작품으로 추천했다.
독립영화관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인기영화가 아닌 다양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기자가 시네마라운지MM을 찾은 지난 11일에도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 ‘초록밤’ 등 흥행과는 거리가 먼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스크린 점유율 상위 11편이 전체 스크린의 92%를 차지했다고 한다. 특히 스크린 점유율 상위 세 편인 ‘헌트’,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이 전체 스크린의 절반이 넘는 56.5%를 점유했다. 결국 시네마라운지MM 등 독립영화관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영화들이 많다는 이야기다.“오늘 개봉하는 영화가 100편이라고 하면 멀티플랙스 극장에 걸리는 영화는 10편 내외예요. 나머지 90여 편의 영화들은 극장을 찾기 힘들어 개봉조차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독립영화관이 많아지면 이런 영화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거예요. 이런 영화가 살아남지 못하면 시민들이 다양한 영화를 만날 기회를 뺏기는 거예요. 결국 시민들이 피해를 입는 겁니다.
“영화제 올해 예산을 총 3천만 원 정도로 잡고 있어요. 800여만 원 정도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거예요. 이런 부분에서 협동조합시네마MM의 활약이 컸어요. 원래 우리처럼 장단편 44편을 상영하는 영화제를 4일간 진행하려면 최소 6천만 원 넘게 예산이 들어가요. 그리고, 사무국 운영만 해도 상당한 예산이 들어가는 데 박혜선 이사장을 비롯해 협동조합시네마MM 식구들이 사무국 역할을 맡아주어서 가능했어요.”목포시민과 뜻있는 이들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영화제와 독립영화관을 이끌어가는 건 매우 의미가 크다. 하지만, 이런 지역의 문화가 튼튼하게 자라나려면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정 감독은 강조했다. “민간에게 모든 것을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어떤 역할이 중요하고 꼭 필요해요. ‘지원은 하지만, 간섭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간섭이 아닌 지원은 지역의 예술이 피어나는 바탕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이들이 지역 문화의 활성화를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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