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바란은 인도네시아 무슬림에게 가장 큰 명절이다. 한 달 동안 낮에 취식을 삼가는 라마단을 보낸 후, 그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이 모여 맛난 음식을 나누는 날이 르바란이다. 하여 이 명절에는 한국의 설이나 추석처럼 귀성 행렬이 펼쳐진다. 올해 르바란은 5월 중순이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것이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이동 자제를 권고했다. 하지만 강제는 아니었다.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르바란 대이동과 델타 변이가 겹치면서 감염자가 폭증했다. 7월 중순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일일 사망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그린 존이니 백신 여권이니 하는 희망의 말들은 물거품이 되었다.내 주변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사망자는 내 집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다. 인부들은 숨바 출신으로, 현장에 판자로 간이 숙소를 짓고 생활했다. 인도네시아에서 공사 일을 하면 몇 달이고 처자식 얼굴 한번 못 보기 십상이다. 밀린 집안 대소사도 있을 터였다.
이곳 사태는 저렴하고 간편한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해결이 어려워 보인다. 감염률이 폭증함에 따라 발리는 7월부터 다시 사회 활동 제한을 강화했다. 병원·주유소·마트 등 필수 업종 외에는 문을 닫고, 식당은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거리는 텅텅 비었다. 지구 단위별로 길을 막아놓고 경찰들이 마스크 착용 여부와 이동 목적을 확인한 후 통과를 시켜주고 있다. 발리와 누사프니다 사이 여객선도 하루 왕복 한 대만 남았다. 정부는 르바란 기간의 방역 실패를 교훈 삼아 7월18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지는 이둘 아드하 동안 필수 업무를 제외한 국내 이동을 금지시켰다. 이민 총국은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외국인이 발견될 시 추방한다는 경고를 내놓았다.“전에는 경찰이 외국인들을 불러세워서 면허증 검사를 했잖아요? 이제 면허증은 관심도 없어요. 대신 백신 접종 증명서를 검사하죠.
방역수칙에 의아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페이스북 커뮤니티에는 “우붓에서 단체 종교 행사가 열리는 것을 보았다.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종교 행사에서는 코로나19가 옮지 않는다는 법칙이라도 있나”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가 백인 남성이었으므로 “그렇게 불만이면 잘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댓글도 달렸고 “백인들이 종교 행사에 참가하면 금지시킬걸”이라는 냉소적인 말도 있었다. 하지만 농담거리가 아닌 것이, 초현실적인 존재를 믿는 대다수 발리 사람들에게 종교 활동을 금지시키는 건 또 다른 사회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SBS8news - 🏆 4. / 6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JTBC_news - 🏆 3. / 6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hanitweet - 🏆 12.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joongangilbo - 🏆 11.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joongangilbo - 🏆 11.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joongangilbo - 🏆 11.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