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헤드를 가볍게 끝까지 던졌다. 힘보다는 부드러움에 의지한 스윙이었다. 나이가 적잖아 젊은 선수들보다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짧을 수밖에 없었다. 세컨드 샷도 긴 채로 해야 했다. 젊은 선수들이 미들 아이언, 쇼트 아이언, 웨지를 들 때 최경주는 하이브리드, 롱 아이언, 미들 아이언을 들었다. 핀에 가까이 붙이기 쉽지 않았다. 자신의 무기는 정평 난 쇼트 게임이었다. 최경주는 트러블 샷을 기막히게 쳤고 퍼트도 잘했다. 최경주가 지난 19일 SK텔레콤 오픈 연장 1차전에서 보여준 트러블 샷은 일품이었다.
최경주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최경주도 우승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욕심을 내면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자기 스윙, 자기 템포, 자기 셋업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실수하지 않는 플레이를 하다보면 기회가 오리라고 예상했을 것 같다. 그렇게 최경주는 차분하게, 요동하지 않고, 침착하게, 과욕 없이 클럽을 휘둘렀다. 그런 심정으로 한 샷 한 샷에 집중하면서 찾아온 찬스를 막판 위기에서도 엄청난 노련미와 뛰어난 실력으로 잡았다. 5언더파까지 쳐본 아마추어 골퍼 옥타미녹스 주학 대표는 “용기, 도전 정신도 느꼈지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어떻게 골프를 해야 할지 노하우, 비결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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