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관두면 더 잘 키울 수 있을까”…엄마의 죄책감, 아이를 더 힘들게 만들수도 [워킹맘의 생존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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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보니, 내가 아기 엄마만큼 아기를 잘 봐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칭찬인가 우려인가. 분명 칭찬을 했을 텐데 나에게는 우려로 들린다. 육아휴직 막바지, 복직이 코앞인 엄마는 아이를 맡기기로 결정한 시터에게 이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진다. “지금까지 다른 아이들을 여럿 봤고 내 아이들을 키운 노하우도 있어서 솔직히 이제 막 아기들 키우는

엄마들보다는 아이들 잘 돌볼 자신이 항상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내가 엄마보다 더 아이들에게 잘 해줄 자신이 없어서 고민이 되네요.”

복직을 앞두고 아이들을 돌봐줄 시터를 구할 때는 여기에 불안감까지 더해졌다. 엄마 대신 엄마처럼 해 줄 사람을 찾는 게 애초에 무리수인 것을 알면서도 최대한 그렇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줘야 한다는 압박이 다가왔다. 하지만 어떤 시터가 엄마처럼 밥 안 먹고 잠 안 자고 아이를 돌볼 수 있을까. 게다가 갓 돌이 지난 아이와 만 세살짜리로 터울 적고 너무도 어린 두 아이를 도맡아서 돌봐줄 시터를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였다. 물론 두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이 세배, 네배로 늘었지만 아이들이 조금 더 큰 지금 그 시절로는 나조차도 돌아가고 싶지 않은것이 사실이다. 공급은 적고 수요가 넘쳐나는 시장, 다른 대안이 많은 시터분들에게 우리 가정은 후순위일 수 밖에 없다.

이 회의감과 걱정은 몸이 아니라 마음까지 망가트렸다. 어느 날부터인지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자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안 되겠다 싶어 병원에서 심박수를 측정해보니 평균 수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최대한 안정을 취하고 다시 측정해도 마찬가지였다. 갑상선과 심장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불안감으로 인한 증세일 수 있다는 게 의사의 판단이었다. 최근 진행한 건강검진에서 모두 정상 수치가 나왔기 때문에 불안장애로 인한 증상으로 결론 내려졌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이 예민해지고 몸의 긴장이 지속되면서 몸의 긴장을 조절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불필요하게 긴장되고 초초하면서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될 상황조차도 불안해 하는 일이 잦아졌다. 단순히 근육 이완 운동이나 심호흡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는 의사의 조언에 결국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았다.

‘미니멀 육아의 행복’이라는 책의 저자가 본인의 육아휴직 기간을 떠올리며 책에서 언급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녀 역시 육아휴직 기간 내내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고 했다. 차라리 출근해서 하루 종일 일하는 편이 훨씬 덜 피곤했을 거라고 말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돌봄을 거의 받지 못했고, 그것에 따른 보상심리로 과잉보호 행동을 한 것 같다고 토로한다. 놀아주시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신 기억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자식에게 그러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으로 도리어 ‘과하게’ 육아에 열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자기 과거에 대해 부모님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했다. 결국 자신은 별 탈 없이 컸고, 일곱 아이들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부모님이 자신과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저자와는 반대의 이유로 아이를 과잉보호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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