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 성적표가 나왔다. 한국 기업 성장세는 경쟁사에 비해 초라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을 받지 못한 영향이라고 업계와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그간 정부는 IRA 보조금 배제가 현대차그룹 미국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정부가 미국과 협상으로 보조금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기대가 꺾인 가운데, 기업들은 미국 현지 공장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별 모델을 보면 현대차그룹의 고전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10위권에 오른 아이오닉5와 EV6 두 모델 모두 감소세다. 아이오닉5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0.4% 감소해, 5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EV6는 감소 폭이 33.7%로 크다. 순위는 6위에서 10위로 급락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와 기아 모델은 모두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은 북미에 전기차 전용 공장이 없다. 대표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5·6와 기아 EV6는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제네시스 GV70은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보조금 지급 대상은 아니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도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을 북미 또는 미국 FTA 체결 국가에서 일정 수준 이상 조달해 만들어야 한다. GV70에 들어가는 SK온 배터리는 중국산으로, 부품과 핵심 광물의 중국산 비율이 높아 보조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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