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권에서 3년여간 문화부 수장을 역임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문화예술인을 좌파와 우파로 구분 짓고, 자금 지원을 통해 문화예술인을 우파로 전향하도록 추진하는 계획이 담긴 이명박 정부 청와대 문건을 부정하고, 지난 정부에서 조사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내용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기록”이라며 일축했다.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들을 향한 사과 요구도 거부했다.
당시 국가정보원도 이외수·조정래 등 작가와 문성근·명계남·권해효·김규리 등 배우와 김미화·김제동 등 방송인, 윤도현·신해철·안치환 등 가수, 이창동·여균동·박찬욱·봉준호 등 영화인을 총망라한 82명을 퇴출 대상으로 적시한 문건을 만들기도 했다. 윤도현 등 국정원 블랙리스트에 오른 방송인들은 실제 당시 맡았던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하기도 했다. 임종성 의원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2019년 펴낸 백서에 유 후보자 이름이 104번이나 등장한 점을 들며 “여러 증거와 증언이 후보자를 향하고 있다”고 직격했지만, 유 후보자는 “일방적으로 기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당시 문체위는 후보자가 사퇴한 사실도 모른 채 여야 합의로 후보자를 일반 증인으로 채택했는데, 후보자는 해외 체류를 이유로 끝끝내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유인촌 이사장이 해외로 도주 비슷하게 하면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은 국감에서 한 글자도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며 “MB 정부에서 국무위원까지 지낸 후보자가 헌법과 법률로 보장하는 국감을 방해하고 증인 출석을 회피하고자 야반도주하듯 이사장직을 사퇴한 거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미 충분히 국무위원으로서 부적격이라 판단한다”며 “지금이라도 과욕과 노욕을 버리고 자진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해당 대목을 언급하며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를 암시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후보자는 “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런 의미로 인터뷰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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