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홀로코스트', 혹은 '쇼아'를 다룬 장르영화 최신판이 도착했다. 유럽에 거주하던 유태인의 2/3인 600만과 롬의 절반인 50만, 거기에 장애인과 성소수자 등 나치독일이 인종적인 관점에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한 이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필설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했던 제노사이드의 역사는 전쟁이 끝난 후 7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새로운 콘텐츠를 탄생시킨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만큼 인류 탄생 후 가장 조직적이고 능률적으로 자행된 대학살의 역사는 21세기에도 잊히기를 거부하는 중이다.홀로코스트 생존자를 부모로 둔 만화가 아트 슈피겔만은 아버지와의 생전 대화와 일기장 등에서 얻은 내용을 토대로 그의 대표작 를 1980년, 세상에 선보인다. 이 작품은 그래픽 노블 역사상 전무후무한 퓰리처 상 수상작품인 동시에, 가장 쉽게 홀로코스트 당시 상황을 한국의 평범한 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재이기도 하다.
주방에서 하루 종일 일한 뒤 매일 4개씩 단어를 가르쳐야하는 질은 이제 목숨을 건 거짓말을 하루하루 이어가야 할 팔자다. 왜 하루에 단어를 4개씩 배우려는 걸까. 코흐는 독일인다운 정확한 계산으로 전쟁이 2년은 더 갈 테니 하루에 4개씩 단어를 배운다고 하면 2920개 단어를 알게 되니 식당운영을 위한 대화에는 무리가 없을 거라고 '계산'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이제 질은 필사적으로 신조 언어를 창조해야만 한다. 탄로가 나는 순간 죽임 당할 게 분명하니까. 살아남기 위해 질은 주변의 사물 이름을 변조해 자신만의 단어 목록을 만들어나간다. 하지만 이내 벽에 부딪힌다. 들통이 날 위기에 처한 그는 처음엔 수용자 명부에 자신이 기록하던 명단에 실린 이름을 변조해, 그 다음으로는 배식을 하면서 동료 수용자들의 이름을 묻는 식으로 소재를 얻는 데 성공한다. 그런 곡절을 거치며 화자가 질과 코흐 단 둘뿐인 페르시아어가 탄생한다.
그런데 정작 그 전범집단의 지휘관인 코흐 대위는 유태인을 죽이거나 학대하는 장면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코흐의 군복과 군모에 부착된 무장친위대 'SS' 마크와 해골 표식은 더 이질적인 느낌을 풍긴다. 코흐는 그저 요리사로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서류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데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코흐는 종종 질을 감싸고 보호하려는 것 때문에 부하들의 투서나 상관의 불신에 위기를 겪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순간들은 코흐의 선량한 본성보다는 나치 체제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경우인지를 절절하게 깨닫게 해주는 환기에 가깝다. 혹자는 질을 편애하는 코흐가 동성애 취향이 있다고 의심한다. 동성애자는 나치독일 체제 하에선 건강한 종족 번식을 가로막는 죽어 마땅한 존재다. 그리고 코흐가 페르시아로 전후 이주하겠다는 소박한 소망은 나치에 반대하는 동생의 존재와 연결되기에 그의 입지를 위태롭게 하기 딱 좋은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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