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 땐 몰랐다, 내 짝꿍이 '요리 천재'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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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 땐 몰랐다, 내 짝꿍이 '요리 천재'라는 걸 인생놀이터 춤추는암환자 암과함께춤을 곽승희 힐링커뮤니티댄스 곽승희 기자

매일 아침 일상은 몇 가지 일의 반복으로 이뤄진다. 화장실에 들른 후 주방 싱크대 위 전기포트 버튼을 눌러 물 끓이는 소리를 듣는다. 뜨거운 물에 찬 물을 섞어 조금씩 불어 마시며, 컵 바깥면으로 차가운 손가락들을 데운다.

20대 중반과 달리 미래가 걱정스럽진 않다. 배가 고프면 집에 가서 '한몬'이 만들어 둔 반찬과 밥을 먹으면 된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얻고, 주변에 나누는 일도 물 흐르듯 이어지리라 예감한다. 건강한 식재료를 주문하고, 유튜브 요리 영상을 학습하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한다. 그는 철저하리만큼 내게 입맛 잃을 틈을 주지 않는다. 그의 돌봄은 다층적이다. 노동이자 활동이자 예술이다.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권세가들은 뛰어난 요리사를 자신 곁에 두는 게 중요했다고 한다. '한몬' 덕에 그 왕들이 부럽지 않다. 아니, 어쩌면 그들보다 내가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물론 처음부터 그가 이 모든 일을 작정한 것은 아니다. 그의 돌봄이 노동이자 활동이자 예술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그렇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꽉꽉 채운 속 덕분에 주먹밥 겉면이 씰룩씰룩 입을 벌린다. 손가락이 누르면 주먹밥이 출렁이고, 나는 웃음이 터진다. 웃음이라는 음악이 배경에 깔리고, 그의 손길이 춤을 추고, 나는 다시 입 안의 느낌에 어깨를 들썩거린다. 우리는 함께 '춤'을 춘다. 내가 춤의 세계로 입문하기까지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했던 것처럼, '한몬'의 요리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공간이 핵심이었다. 살던 집을 떠나 서울로 일하러 온 청년이 머물던 원룸은, 대부분의 방들이 그러하듯 요리를 시도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물론 몇 년 전부터 청년지원센터나 정책이 자리 잡으면서, 지자체마다 청년들에게 공유 부엌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들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공유 부엌에서 밥을 먹는 일은 관계를 전제한다. 그곳까지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 낯선 이들과 요리해서 함께 먹을 체력도 남아 있어야 한다.

부엌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사이 세 군데 빈 공간이 있다. 한 곳엔 다양한 양념통을, 한 곳엔 정수기와 전기포트를 두었다. 나머지 한 곳은 조리공간으로 사용한다. 여기서 '한몬'의 수많은 역작들이 준비 단계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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