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임대 아파트 월세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8년 뒤 자가를 마련하고 2년 후에는 대출을 정리했다. 아이 둘을 키우며 어떻게 가계를 꾸려나갔냐는 질문에 우리 부부의 대답은 하나다. 얼토당토않은 답변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진실이다. 큰 아이가 태어날 무렵 깨달았다. 이제 지구는 어린이가 안심하고 살기에 안전한 곳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나와 아내는 2021년~2022년 오마이뉴스에 라는 시리즈 연재를 했다. 환경 관련 칼럼 중 1인 가구나 딩크, 비혼 분들이 쓰신 글은 찾아보기 쉬웠지만 맞벌이 4인 가구의 이야기는 아직 충분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활동의 중심에는 '가계부'가 있었다. 하루 단위로 식비와 생활비로 나눠 기록한 것이다. 우리는 하루 식비와 생활비를 2만 원으로 정해두었다. 단순히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지 않고 하루치 금액의 상한을 정해둔 까닭이 있다. 상한이 없으면 기분에 따라 마구 돈을 낭비하게 된다. 우리는 상품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뚝딱 할 수 있다. 손쉬운 물건 구입과 서비스 이용은 편리하지만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모든 편의에는 그에 걸맞은 자원과 에너지가 투입된다. 그래서 우리는 지구를 구하는 방편으로 돈의 기록인 '가계부'를 단속하였다.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은 대단치는 않지만 꾸준히 하기에는 약간 귀찮은 요소가 있다. 일회용 포장용기에 담긴 음식을 이용하고 싶지 않아서 집에서 도시락을 싸 다니는 식의 일이다.
동물성 식품인 우유 대신 원액 99.9% 두유를 마시고 있다. 두유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스타벅스에서 카페라테를 주문할 때 우유 대신 두유를 요청할 수 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면 유행처럼 나눠주는 굿즈도 가급적 거절한다. 굿즈 중에는 정성 들여 의미를 담은 물품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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