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하다. '넥슨 집게손 논란'을 보는 내 심정이다. 믿는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이들을 설득할 여력도, 필요도 없다.
문제는 사태의 가해자인 넥슨에 덧입혀진 피해자 서사다. 넥슨을 두고 '젠더 갈등'에 새우 등 터진, 혹은 '집게손'을 위시한 혐오 표현의 희생양으로 그리는 언론과 일각의 의견이 있다. 그러나 넥슨이 2016년 'GIRLS Do Not Need A PRINCE'가 쓰인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게임 의 김자연 성우를 교체한 일은 지금껏 이어진 게임 업계 여성 창작자에 관한 마녀사냥의 시초다. 이후 남초 커뮤니티들에서 SNS 등에서의 '페미' 이력을 문제 삼아 여성 창작자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게임사가 이에 동조해 해당 스태프를 퇴출시키는 일은 게임업계의 고질병이 됐다.
A씨는 5일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디시인사이드에 이름, 얼굴, 카카오톡, 네이버 블로그 등 신상이 유포되면서 각종 비난을 듣게 됐다"며"X를 통해 '한강 드가자'는 메시지가 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뿌리는 A씨에게 퇴사를 권유했다가 나중에 철회했다. 이는 매출의 대부분을 쥐락펴락하는, 거대 원청사 넥슨에 '납작 엎드리는' 모습을 보여야 했기 때문이라고, 뿌리 측은 경향신문에 전했다.여기서 또 하나의 행위자인 넥슨 노동조합이 등장한다. 넥슨 노조는 넥슨 규탄 집회 및 기자회견을 감행한 상위 노조인 민주노총을 규탄하고 나섰다. 배수찬 지회장은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내고"우리와 어떠한 논의도, 사안에 대한 이해도 없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며"우리에게 민주노총이 정말 필요한지에 대해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에 몰래 집게손 표식을 넣고 희열을 느끼는 일련의 페미니스트'라는 남초 커뮤니티의 도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원들에게 검수를 지시한 넥슨의 경영진이야말로 노동자들이 불필요하게 겪는 스트레스의 원흉이다. 시시비비를 따지기 전에 원청 대기업으로부터 사과부터 종용 받았던 협력업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집게손은 혐오 표현이 아니라, 혐오를 빌미로 여성을 공격하고픈 이들 혹은 피해 의식을 가진 이들이 부러 찾는 '트리거'다. 그 자체로는 무해한 집게손을 근거로 자행된 어마무시한 폭력이 이를 입증한다. 집게손은 애당초 '없는 혐오'로 혐오의 판을 여는, 만능열쇠가 됐다. ▲ 한국여성민우회 등 9개 시민단체가 지난 11월 2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넥슨코리아 사옥 앞에서 게임문화 속 페미니즘 혐오몰이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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