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다’ 한 마디 듣고 싶어요” 게티이미지뱅크 “만나는 사람은 있니? 결혼은 언제?”, “다이어트 안 하니? 관리해야지”, “2세는 언제쯤? 둘은 낳아야지”, “취업은 했니? 연봉이 얼마니?” 어떤이들에게는 듣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말이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시사 폴 서비스 ‘네이트Q’가 성인남녀 4747명을 대상으로 ‘이번 추석 연휴,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잔소리’를 묻는 설문조사를 한 뒤 지난 1일 공개한 결과다. 이번 추석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 처음으로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대면 명절’이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친척들이 그립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동안 자유로웠던 ‘잔소리 폭탄’이 다시 두려워진다는 사람들도 있다. 3년 만의 북적이는 명절, 불편함 없는 ‘명절 뉴노멀’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은 3년 만의 명절이 반갑다.
회사원 임아무개씨는 “할머니의 ‘이제 너만 잘되면 편하게 죽을 수 있겠다’는 말을 들으면 불효손녀가 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취업, 결혼, 출산한 다른 사촌과 비교되는 기분이 좋지 않다”고 했다. 대학생 정아무개씨는 “지금까지 코로나로 차례를 지내지 않아 좋았는데, 다시 차례가 시작되면서 여성들의 독박 가사가 되풀이될 것 같다”며 “다함께 즐기는 추석은 언제쯤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예 친척 집에 가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다. 취업준비생 이아무개씨는 “취업은 언제 하는지, 남자친구는 있는지 물어보는 친척들의 잔소리가 다시 시작될 걸 생각하면 끔찍하다”며 “지금까진 코로나 핑계로 가지 않았는데, 올해엔 취업 준비를 핑계로 가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했다. 이들은 ‘불편함 없는 명절’을 위해선 애정 어린 관심은 ‘응원’으로만 보여달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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