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나뭇잎. 그리고 요즘 왠지 모르게 내 마음을 붙들어 매는 소실점까지. 친구가 보내준 사진 한 장에는 내 마음을 건드리는 이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그 사진 한 장에 꽂혀 풍경을 그리기 시작한 지 석 달여. 나를 지도해 주시는 미술 선생님께서 드디어 작품 완성을 위한 지침을 내려 주셨다. 그림을 완성하려면 디테일을 잡아야 한다고. 완성도는 디테일에서 판가름 나기 마련이라고. 그러나 주 1회 성인 취미 미술을 시작한 지 1년도 안 된 내게 그림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하물며 디테일이라니.미술 선생님은 어느 디테일을 어떻게 건드려야 할지 몰라 어버버하고 있는 나를 옆으로 앉히고 건드릴 부분을 짚어주셨다. 선생님이 우거진 나무 밑동 주변, 잎이 바랜 연갈색 풀잎들을 빗금 긋듯 선을 그려 넣기 시작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나뭇잎 사이사이 은은하게 비치는 햇살을 표현하기엔 내 실력이 턱없이 모자라다. 선생님은 햇살이 퍼지는 모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시범을 보여주셨다. 가르치는 이의 바른 시범은 배우는 이에게 시도할 용기를 주는 법이다. 유화로 풍경을 그리다보면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느낌이다. 허허벌판에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멀건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풍경의 초반은 영락없이 시린 겨울 풍경이다. 점점 잔디가 푸르러지고 나뭇잎이 풍성하게 올려지면서 계절은 봄을 지나 여름으로 넘어간다. 언젠가 지인들과 '존경할 만한 어른'이 없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내가 매년 스승의 날이면 연락을 드리는 은사님이 계신다고 하니 지인들이 크게 반색했다. 학창 시절에는 좋아했던 선생님 한두 분쯤은 계셨던 것 같은데 그분들은 왜 나이가 든 우리에게 존경할 만한 어른으로 남지 못하셨을까. 정말 존경할 만한 어른이 없는 것인지, 나이가 드니 더 이상 누군가를 존경하는 마음조차 각박해진 것인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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